23일 삼성에스디아이(SDI) 울산공장에서 허은기 개발팀장(전무·오른쪽)이 ESS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특수 소화시스템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속 주황색 벨트에 처리되어있는 소화약품이 화재를 차단한다. 삼성SDI 제공.
23일 삼성에스디아이(SDI) 울산공장에서 허은기 개발팀장(전무·오른쪽)이 ESS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특수 소화시스템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속 주황색 벨트에 처리되어있는 소화약품이 화재를 차단한다. 삼성SDI 제공.

”실제 이에스에스(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에서 이런 화재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험을 위해 극단적 상황을 만든 것이죠.”

23일 오후 삼성에스디아이(SDI) 울산공장 안전성평가동에서 이에스에스 배터리에 새로 적용하는 특수 소화시스템 시험에 나선 허은기 전무가 말했다. 옆에 있던 전영현 사장 역시 “화재 원인이 (자사) 배터리 문제는 아니지만 화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취한 선제적 조치”라는 걸 여러번 강조했다. 지난 14일 삼성에스디아이는 계속되는 이에스에스 화재 사고에 대한 안전대책을 내놓은 이후에도 자사 배터리가 화재사고와 직접 연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먼저 허 전무가 기자들 앞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불꽃에 주황색 벨트를 대자 타다닥 소리가 나면서 벨트 속에 미세 캡슐로 들어있던 특수 소화약품이 가루처럼 뿌려지며 순식간에 불이 꺼졌다. 그 다음 본격적인 배터리 실험이 이어졌다. 두께 80㎝의 방폭벽으로 둘러쌓인 실험실에서 기존 제품과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의 셀(배터리 기본 단위)에 각각 큰 못을 박아 강제 발화를 일으켰다. 먼저 불을 붙인 신제품 셀에서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자 온도 데이터가 300℃까지 쭉 올라갔다. 그러나 곧 불이 꺼지고 인접 셀 온도도 약 50℃ 까지 오르다 다시 내려갔다. 반면 기존 제품에서는 셀의 불꽃이 점점 커지며 좌우 셀 온도까지 100℃도가 훌쩍 넘어가자 폭발음이 있따라 들리면서 불길이 배터리 모듈 전체로 확산됐다. 신제품에는 소화약품 처리된 벨트가 모듈 벽에 부착되고 나란히 서있는 셀들 사이사이 열확산 차단재가 삽입됐다. 벨트는 불을 감지하는 즉시 끄고 차단재는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는 것으로 이번에 삼성에스디아이가 이에스에스 배터리에 도입한 특수 소화시스템의 핵심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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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전영현 사장(오른쪽 두번째)과 허은기 전무(오른쪽 세번째)가 ESS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해 새로 도입한 안전성 강화대책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전영현 사장(오른쪽 두번째)과 허은기 전무(오른쪽 세번째)가 ESS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해 새로 도입한 안전성 강화대책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이날 시연한 특수 소화시스템 외에도 삼성에스디아이는 배터리 안에 고전압 보호장치, 모듈 퓨즈, 랙 퓨즈 등 3중 전기충격 유입 방지 장치를 추가 설치하고 운송 등에서 받는 충격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포장재에 부착하는 등 외부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들을 대거 늘렸다. 이에스에스 화재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이 아닌 천재지변, 전력변환장치(PCS) 문제로 인한 과전압, 관리 부주의 등 외부적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스디아이는 이달 초부터 생산하는 신제품들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의 제품이 들어가있는 약 1000개의 이에스에스에도 이 시스템을 추가 설치할 예정으로 전체 사이트 작업을 마치는데 7~8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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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설명에 나선 전영현 사장은 “시스템 문제이든, 배터리 문제이든 담당하는 사업에서 문제가 야기됐고 특수 소화시스템을 미리 도입했더라면 앞선 화재들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죄송하다”면서 “이번에 도입한 강도높은 안전대책으로 국내 이에스에스 산업 생태계를 하루 빨리 복원시키고 글로벌 리딩업체로 다시 세계시장을 재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울산/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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