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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재계

아시아나 이틀째 기내식 대란…승무원들 “굶은 채 승객 라면 끓여”

등록 :2018-07-02 18:01수정 :2018-07-03 22:22

수십편 지연·노밀 운항 계속
인천공항 승객 항의 등 아수라장
일부항공편 샌드위치·라면 제공
승무원 빈속에 안전 우려도
경영진 설명·사과도 없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차질에 따른 비행기 출발 지연 사태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2일 저녁 인천공항 게이트 앞에서 직원들이 지연된 항공기 승객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공항/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차질에 따른 비행기 출발 지연 사태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2일 저녁 인천공항 게이트 앞에서 직원들이 지연된 항공기 승객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공항/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1일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차질에 따른 비행기 출발 지연 사태가 2일에도 이어졌다. 이날도 기내식을 싣지 못해 비행기 출발이 늦어지고, 일부 항공기는 기내식이 없는 상태로 이륙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승객들은 길게는 3~5시간이나 도착이 늦어져 연결편 비행기 탑승 등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승무원들은 잇따르는 승객 항의를 감당하며 ‘빈속’ 노동을 버티고 있는 터라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이번 기내식 공급 부족 사태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국제선 18편이 1시간 이상 늦게 출발했고, 16편은 기내식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로 운항됐다. 기내식 공급 부족 사태가 시작된 전날에는 국제선 86편 가운데 53편이 지연 이륙했고, 38편에 기내식이 실리지 않았다. 공항 통계에 잡히지 않는 1시간 미만 지연까지 포함하면 출발 지연 여객기는 더 많다. 한번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면, 뒤따르는 일정도 줄줄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 지연 사태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오후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탑승구 앞에 출발 지연과 그에 따른 탑승구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2일 오후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탑승구 앞에 출발 지연과 그에 따른 탑승구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인천공항 등에서는 비행기 출발 지연 이유와 시간을 제대로 공지받지 못한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1일 심야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한 승객은 “아시아나항공이 공항 식당에서 밥을 먹고 오라며 한 사람당 1만원짜리 식사 쿠폰을 줬지만 시간이 늦어 공항 식당은 다 닫혀 있었다”며 “결국 쫄쫄 굶은 상태에서 비행기를 탔다”고 말했다. 같은 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한 비행기에는 두번째 식사가 일부 실리지 않아 간식으로 준비된 샌드위치와 라면이 분주하게 제공됐다. 이밖에도 여러 항공기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식사 대신 제공한 30~50달러 상당의 쿠폰(TCV)을 기내 면세품 구매 등에 사용하려는 승객들이 잇따르며 비행 내내 혼잡이 이어졌다.

2일 오후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출발이 지연되자 승객들이 탑승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2일 오후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출발이 지연되자 승객들이 탑승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을 승무원 등 현장 노동자들이 전부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1일 기내식 부족 여객기에서 일한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식사를 하나라도 더 제공하느라 승무원 몫의 기내식은 없어 굶은 상태로 면세품을 팔고 라면을 끓였다”며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승무원들을 굶기는 것은 비행 안전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몇시간 뒤에 비행이 있는데 승객들 보기 미안해 출근하기 두렵다”며 “손이 발이 되게 빌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도 “몇백명 목숨 책임자인 기장도 라면 하나 음료수 하나 초라하게 챙겨받았다” “승무원 얼굴은 무슨 철판으로 뒤덮인 줄 아는가” 등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지만, 김수천 사장 등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차원의 공식 해명이나 사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는 소규모 기내식 업체 ‘샤프도앤코’가 아시아나항공에 석달 동안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한 첫날부터 빚어졌다. 업계에서는 하루 3천식을 공급하던 업체가 2만~3만식이 필요한 아시아나항공의 주문량을 감당할 정도로 업무가 숙련되려면 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사태가 차차 호전되고 있다”며 “빠른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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