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의 1심 재판에서 5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 지원 목적으로 말과 뇌물을 제공했다는 국정농단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8년 11개월간의 긴 법정 레이스다.

이 회장을 둘러싼 재판은 ‘뇌물 제공’ 혐의의 국정농단 사건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불법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등 2가지였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사법부는 2021년 1월에 이미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 목적의 ‘뇌물’을 줬다고 결론을 냈다.

국정농단 뇌물 사건의 1심부터 3심까지 이재용 회장은 구속과 석방을 반복했다. 2017년 2월 1심에서 징역 5년으로 구속된 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됐고, 다시 2021년 1월 상고심인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로 재구속됐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에서 구속된 첫 총수이자 2번이나 구속된 총수라는 불명예 기록을 얻었다. ‘윤석열 검찰총장·한동훈 검사장 시절’에 주로 진행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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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재구속 7개월 뒤인 2021년 8월에 가석방됐다. 1차 구속 기간을 포함해 형기 60%를 채웠고, 글로벌 경제 상황 등을 고려했다는 게 당시 법무부 판단이다. 이 회장은 다음 해 형기 만료와 함께 광복절 특사로 복권까지 완료됐다.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경영 활동을 족쇄가 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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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온 1심 판결은 ‘삼성 불법합병·회계부정 사건’이다. 복잡하게 얽힌 상황을 요약하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불법적으로 자행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혐의다. 이 과정에서 삼성 미래전략실 등 고위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부정거래·시세조종·거짓공시·회계분식·위증을 자행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해당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 지 3년 5개월 동안 106번의 공판이 진행됐다. 현 금융감독원장인 이복현 부장검사(당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주도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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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18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전 미래전략실(현 사업지원태스크포스)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로부터 5년 뒤인 2023년 11월 검찰은 이 회장이 이 사건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자 실질적 이익을 얻은 당사자라는 점을 고려해 징역 5년, 벌금 5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2024년 2월 법원은 이 회장뿐 아니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임직원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는 “이재용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만이 이 사건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봤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는 “피고인들에게 분식회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사건은 2심과 대법원 판단 등이 남아 있어 한동안 법정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