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 노동자들이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 노동자들이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중국화로 급부상한 인도 시장에 애플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인도에 첫 ‘애플스토어’ 매장을 개장했고,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도 최근 인도에 대규모 공장 부지를 매입하면서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 아이폰의 70%를 생산하는 폭스콘이 최근 인도의 벵갈루루시 외곽 지역에 120만㎡ 규모 토지를 사들였다. 폭스콘은 올해 초부터 약 7억달러를 투자해 인도 내 첨단기술 연구소들이 몰린 벵갈루루시 공항 인근에 대규모 아이폰 부품 공장을 짓는 계획을 구체화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지난 2019년부터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서도 아이폰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전체 생산 비중은 5% 안팎이다.

애플 협력사들이 인도 진출을 본격화한 배경은 중국 외 지역에 생산 거점을 추가하는 ‘차이나 플러스원(China+1)’ 전략의 일환이다. 미·중 갈등 이후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제재를 하고,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중국 수출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등이 벌어지면서 탈중국화 움직임에 불을 지폈다. 특히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산과 노동자 시위로 인해 아이폰14 생산량이 줄어 매출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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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애플 최고경영자도 지난달 18일 뭄바이에 문을 연 첫 애플스토어를 직접 방문하는 등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팀쿡 최고경영자는 니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나 “인도 전국에서 애플의 성장과 투자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1분기 실적발표 뒤 “인도 사업에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인도 무역부도 애플이 2025년까지 인도 내 아이폰 생산 비율을 최대 25%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고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이 인도를 향해 진군하는 것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인도는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인구 대국으로 올라설 전망이지만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54%에 그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조사 결과를 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 1억5200만대로 중국 2억8600만대를 뒤쫓고있다. 2027년엔 인도에서 2억5300만대가 출하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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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전자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지역에 약 8000억원을 들여 2018년 7월 스마트폰 신공장을 완공한 바 있다. 중국을 대신할 시장으로 인도를 점찍고 노이다 공장의 생산 시설 확충과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올해 상반기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에스(S)23 모델부터는 인도 공급 물량을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이 21%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와 비보, 오포 등 중국 브랜드도 낮은 스마트폰 가격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은 약 6%로 추정된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