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4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4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의 연간 매출이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 5년 만의 성과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 조사 결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2022년 매출은 208억달러(약 26조 5400억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 집계를 시작한 2018년 매출 117억 달러와 비교했을 때 5년 만에 매출이 2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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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 조사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15.8% 수준이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45% 안팎을 차지하면서 업계 1위를 지키는 상황과 대조된다. 뒤늦게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락을 파운드리 부문으로 만회하지 못하였고,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5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삼성전자의 향후 사업 가운데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게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티에스엠시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8.5%다. 티에스엠시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255억 대만달러(약 27조)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한 해 매출을 넘어선다. 아이폰과 맥북을 생산하는 애플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고 전기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 수주도 느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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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우선 파운드리 기술력에서 향후 5년 이내 티에스엠시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자연스럽게 고객이 늘어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이끄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 4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강연에서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티에스엠시에 2년, 3나노는 1년 정도 뒤처졌다. 2나노로 가면 티에스엠시도 (차세대 트랜지스터) 지에이 구조를 적용할 텐데 그때가 되면 기술력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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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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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가장 먼저 지에이에이 구조의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엔 1.4나노 양산에 적용할 계획이다. 3나노 지에이에이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FinFET)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면서 성능은 23% 높이고, 반도체 면적을 16% 줄이는 효과를 낸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이에 반해 티에스엠시는 작년 말 기존 핀펫 트랜지스터 구조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공식화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티에스엠시가 2나노 양산부터 지에이에이 구조를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병행하는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 특성상 순수 파운드리 사업에만 집중하는 티에스엠시의 시장 지배력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의 경우 설계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파운드리 사업만 하는 티에스엠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티에스엠시는 애플과 에이엠디(AMD), 퀄컴 등 고객사들에게 경쟁이 아닌 공생관계를 강조하며 위탁생산 물량을 선점해 왔다. 익명을 요청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자기기와 메모리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삼성이 파운드리에만 집중하긴 어려운 구조”라며 “기술력에서 완전한 우위를 점하지 않을 경우 티에스엠시 시장 지위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