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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IT

“ICO 전면금지…4차 산업혁명 싹 자르는 꼴”

등록 :2017-10-18 18:17수정 :2017-10-18 21:19

국내 첫 블록체인 전공과정 개설한 박수용 서강대 교수
“암호화폐뿐 아니라 신뢰 필요한 모든 영역에 적용될 기술”
서강대 연구팀 추진 중인 프로젝트 정부 규제에 발목
“정부가 맥락 모른 채 중국 정부 규제 따라해” 비판
서강대 제공
서강대 제공
지난달 29일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신규 암호화폐 발행(ICO·Initial Coin Offering) 금지 국가가 됐다. 암호화폐 발행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이 투자금을 모으는 수단이다. 정부는 유사수신 등 사기와 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형태의 암호화폐 발행을 금지한다고 밝혔지만, 암호화폐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강대는 지난 1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보통신대학원에 블록체인 석사 전공 과정을 2018년도 1학기부터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블록체인 관련 과목들을 신설했지만, 학위 과정을 만든 것은 자국 화폐의 불안으로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던 키프로스의 니코시아대학 이후 서강대가 두번째다. 이 과정을 주도한 박수용 서강대 지능형블록체인연구센터장(컴퓨터공학과 교수)은 1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의 기반기술일 뿐만이 아니라 신뢰가 필요한 모든 영역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인터넷 공간에 신뢰를 부여해 미래 사회에선 금융거래를 비롯한 경제활동 전반과 공공행정 기능도 네트워크상에서 이뤄질 수 있단 예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영역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서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자투표가 현실화되기 어렵다. 서버가 해킹되면 선거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전자투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세계적 열풍에 비춰 국내의 블록체인 기술개발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미진한 이유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기존 프로그램 개발자들을 교육해 블록체인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것이 전공과정 개설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석사 과정에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들이 거래 내역을 승인하는 방식인 ‘합의 알고리즘’, 암호화폐에 다양한 계약을 내장하는 기술인 ‘스마트 계약’을 비롯해 암호학, 네트워크 기술 등 과목이 개설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사기나 다단계 판매 등 불법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 기술의 개발을 막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정부와 화폐 시스템에 대한 불신 탓에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국부유출에 예민하다. 우리 정부가 이런 맥락을 모른 채 중국 정부의 규제를 따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의 서강대 연구팀이 준비하던 암호화폐 발행도 정부 규제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박 교수는 “드론이나 무인차에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 중이었다. 미래에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 기기들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해 신뢰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로 올 연말에 암호화폐 발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블록체인 기술은 2~3년 내에 매출이 나오기 어려워 벤처투자나 기업공개(IPO) 등 기존 방법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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