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관심거리이자, 데이트를 앞둔 연인(주로 남자친구)들의 고민이다. 오랜만에 뵙는 은사와의 약속에도, 동창들과의 반가운 회합에도, 가족과의 주말 나들이에도 등장하는 이 질문, 바로 “어디서 뭘 먹지?”이다.
아이폰 앱인 ‘라스트서퍼’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를 적절히 제시한다. 이용자는 우선 첫 화면에서 음식점 위치, 가격대, 음식종류 등의 검색조건을 입력한다. 예컨대 ‘반경 500m 내에 있는 5000~1만원대 한식집 또는 일식집’이나 ‘서울 신촌의 3만~5만원대 양식집’ 등의 조건이다. 단추(버튼) 하나만 누르면 결과가 조회된다. 단추 이름은 ‘뭐 먹지?’이다.
검색 결과는, 전국 약 1만7700곳의 식당 중에서 조건에 맞는 음식점 목록이 세부분류(검색조건이 ‘한식’이면, 세부분류는 ‘막창, 생선구이, 설렁탕, 갈비’ 등)와 거리별로 제시된다. 음식점을 고르면 주소(지도보기 가능)와 전화번호(바로걸기 가능), 영업시간과 메뉴 및 가격 등을 알 수 있다.
라스트서퍼는 일방적 정보의 제공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용자는 음식점을 추가할 수 있고, 특정 음식점의 메뉴와 가격을 직접 입력·편집할 수 있다. 사진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한마디 남기기’를 통해 관련정보와 평가를 남겨놓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마음에 안 들면 ‘정보가 이상하다’며 신고해도 된다. 온라인백과 ‘위키피디아’ 같은 이른바 ‘클라우드 소싱’인 셈이다.
이용자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장치도 있다. ‘먹었어요’라는 기능이다. 음식점 정보에 포함된 ‘먹었어요’ 단추를 가장 많이 누른 이용자 셋은 해당 음식점의 ‘단골’로 지정된다. 대표적인 위치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포스퀘어’를 닮았다. 라스트서퍼의 개발·운영 쪽은 음식점과의 제휴를 통해 ‘단골’에 대한 혜택을 추진중이다. 첫 ‘단골 이벤트’는 서울 강남의 한 파스타 식당에서 최근 시작했다. 이밖에 라스트서퍼는 트위터 연동이나 ‘친구맺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적 요소를 갖췄다.
라스트서퍼가 안드로이드와 모바일 누리집도 준비하며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꿈꾸는 가운데, ‘윙버스 서울맛집’(네이버)이나 ‘야후 거기’ 등 대형 포털이 웹에 보유한 맛집 정보를 모바일용으로 재구성한 앱도 있다.
‘윙버스 서울맛집’은 아이폰과 윈도모바일용 앱이 나와있으며, 모바일 누리집을 운영한다. 서울 지역 음식점 2600여곳을 간단히 지역별(강남·강북·근교)로 분류했다. 한식, 일식 등 종류를 구분해 ‘테마’ 분류는 가능하지만 검색 기능은 없다. 지도 보기는 가능하다. 누리집에서 볼 수 있는 이용자 ‘평가’(간단한 후기와 별점)와 블로거 ‘리뷰’를 그대로 읽을 수 있고, 리뷰 블로거들이 올린 사진을 볼 수 있다. 다만 앱이든 모바일 누리집이든 휴대전화 환경에서 글을 쓸 수는 없다. 피시(PC) 환경에서 윙버스에 로그인해야 가능하다.
2004년 시작한 ‘야후 거기’는 여행·명소·맛집·지역축제 등을 포괄하는 지역정보 및 위치정보 서비스로, 아이폰 앱이 제공된다. 앱을 실행하면 위치정보를 인식해 주변 맛집에서 최고 별점을 얻은 두 곳의 소개가 나온다. 검색 지역 자료 가운데, 전문가 리뷰인 ‘스토리’와 여대생 지역탐방단 ‘거기 걸스’가 쓴 체험기를 볼 수도 있다. ‘회식하기 좋은 곳’ ‘전통이 깊은 집’ ‘친구들과 함께’ ‘상견례하기 좋은 곳’ 등의 분류가 눈에 띈다. ‘여기 맛집’ 서비스는 아이폰 앱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다. 위치정보를 인식해 인근 일정 거리 내 맛집만 모아 별점 순으로 보여준다. 이용자들이 아이폰에서 후기와 사진을 올릴 수 있다. 다소 오래돼 잘못된 가격이 조회되기도 하지만 이용자 쪽에서 바로잡기는 힘들다.
지도 서비스도 식당을 찾기에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지도의 검색창에 ‘일식집’을 입력하면, 주변 일식집이 지도 위에 표시된다. 검색 기능이 한층 충실한 아이폰의 ‘다음 지도’ 앱과 안드로이드의 ‘구글 지도’ 앱은 관련 블로그 글도 함께 찾아내 보여준다.
맛집 검색을 위해 아무리 훌륭한 도구를 만들었다 한들 ‘정말로 맛있는 집인가’의 질문은 미리 알 수 없다. 갔다온 사람들이 별점을 매기도록 해도 ‘마타도어’(근거 없는 비방)나 ‘알바 동원’ 등 오염을 피할 수 없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아무리 훌륭히 묘사한 글이라 해도 한계가 있다. 물론, 트위터나 포스퀘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함께 이용해 폭넓은 정보를 얻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전답사가 아닐지.
김외현 기자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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