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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올린 내 어릴 적 사진 지워줘요…‘잊힐 권리’ 있다고

등록 :2022-07-11 14:35수정 :2022-07-12 14:07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 권리’
내년부터 정부가 지원 시범사업
본인이 올린 개인정보 삭제 지원
제3자가 올린 것도 지울 수 있게
세이브더칠드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세이브더칠드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1. 중학교 2학년 ㄱ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심코 올린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사진을 최근 발견했다. 자신이 올린 건 지울 수 있었지만, 친구들이 갈무리(캡처)해 퍼간 것까지 지워달라고 부탁하긴 쉽지 않았다. ㄱ군은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중학교 친구들이 보고 놀림감 삼을까 봐 걱정했다.

#2. 초등학교 1학년 ㄴ양은 교육방송(EBS) 누리집 회원가입을 할 때 애를 먹었다. 14살 미만 아동은 개인정보 수집·이용 시 법정대리인 동의가 필요한데, 부모님과 따로 살아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아동·청소년이 온라인에 올린 본인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숨김 처리해 달라고 기업에 요청할 때 정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는 1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아동·청소년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둔 기본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아동·청소년 시기에 본인이나 제3자가 온라인에 올린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디지털 잊힐 권리’ 제도화를 추진한다. 아동·청소년의 신청을 받아 본인이 올린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숨김처리 할 때 정부가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돕고, 2024년까지 관련 법을 고쳐 본인뿐 아니라 친구·부모 등 제3자가 올린 개인정보까지 삭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지난해 조사를 보면, 11살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 86.1%가 자녀 의사를 묻지 않고 사진·이름 등 개인정보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는 ‘셰어런팅’(share와 parenting의 합성어) 행위를 한 적 있다고 답했다. 최영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에 개인정보 삭제권이 명시돼 있지만 시행령이나 고시 등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며 “표현의 자유나 알 권리 같은 다른 법리와의 충돌을 어떻게 줄이고, 잊힐 권리 행사 요건과 방법을 어떻게 정할지 등을 시범사업을 통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1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의 67.2%가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이 자신을 개인정보의 ‘주체’로 인식할 수 있도록 아동 당사자와 학부모,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및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할 때 ‘친구공개’와 같이 개인정보를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취급하는 설정을 기업들이 ‘기본값’으로 채택하도록 유도한다.

정부는 디지털 잊힐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기 위한 기술도 내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최 부위원장은 “본인이 직접 개인정보를 제공한 플랫폼에는 삭제나 숨김 처리를 손쉽게 요구할 수 있지만, 링크나 복제 등을 통해 다른 플랫폼으로 퍼져나간 경우엔 이를 일일이 찾아내기 어려워 탐지·삭제 기술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법정대리인이 없는 14살 미만 아동·청소년도 온라인에서 교육·행정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나 지방자치단체, 위탁부모, 아동복지시설장 등 실질적 보호자가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대신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합동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합동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교육 강화와 인식 제고 활동도 확대한다. 학교 현장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2022년도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해 ‘실과’, ‘정보’ 등 교과목과 연계한 개인정보 보호 교육을 한다. 또 학부모를 대상으로도 ‘셰어런팅’으로 인한 아동 개인정보 침해 및 범죄 노출 가능성에 대한 인식 제고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게임·사회관계망서비스·교육 등 아동·청소년이 자주 사용하는 3대 서비스 분야 기업과 협업해 자율보호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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