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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IT

“‘킹나무’ 사람 언제 뽑아요?”…IT업계 ‘스토브리그’ 후끈

등록 :2022-01-25 04:59수정 :2022-01-25 09:21

귀한 개발자들 ‘신의 직장’ 탐색전
지난해 업무평가 보상결과 따라
개발자 이직·업계 스카웃 잇따라
고연봉·조직문화가 중요한 잣대
올해는 블록체인·AI분야 부상
과감한 성과보상 무기로 손짓
‘업비트’ 운영 급성장 두나무 각광
업계 “사전에 정확한 정보 파악을”
아이티(IT) 기업들의 본사가 모여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기도 제공
아이티(IT) 기업들의 본사가 모여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기도 제공

한 온라인 플랫폼 회사의 30대 직원 ㄱ씨는 최근 스타트업 ㄴ사의 이직 면접 제안을 받고 고민하고 있다. 상장사인 현 직장보다 임직원 규모 등이 훨씬 작은 ㄴ사가 지금보다 50% 이상 높은 연봉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ㄴ사가 기업공개(IPO)에 앞서 많은 스톡옵션도 뿌린다고 알려져 있어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곧 확정될 인센티브(성과급) 액수를 확인하고 면접에 응할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업무 성과 평가와 인센티브 책정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정보기술(IT) 업계가 ‘이직 시즌’을 맞고 있다. ‘오라는 곳’ 많은 빅테크 아이티 엔지니어들은 매년 초 전년도 보상이 끝나면 조건이 나은 일터가 있는지 탐색에 나서는데, 그 때가 된 것이다. 올해는 블록체인·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 기업들이 과감한 성과 보상을 무기로 아이티 엔지니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다만, 신의 직장으로 알려진 기업들도 개발자 등 일부 직군에만 높은 연봉을 책정하는 등 변수가 많아 예비 이직자들의 ‘정보전’이 치열하다.

24일 <한겨레>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네·카·쿠’(네이버·카카오·쿠팡)를 비롯한 국내 주요 아이티 기업들은 지난해 업무 성과 평가를 위한 임직원 면담을 진행 중이다. 평가 결과는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A∼E 등급 등으로 최종 확정된 뒤 인센티브 책정 근거로 쓰인다. 이달 말 네이버를 시작으로 다음달 카카오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2월까지는 대부분의 회사가 성과 보상액을 최종 확정한다.

성과 보상 결과는 현재 직장에서 더욱 열심히 일할 유인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직’ 동기가 되기도 한다. 올해 받은 높은 성과급을 ‘스펙’ 삼아 다른 회사에서 더욱 높은 몸값을 인정받거나, 현 직장에서의 보상에 만족 못해 다른 일터를 찾는 것이다.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한 아이티 기업 관계자는 <한겨레>에 “개발자 등의 ‘품귀’가 여전해서 다른 업계에 비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은 조건의 일터를 찾는 분위기”라며 “반대로 부서장들은 1·2월 성과 보상 시즌이 끝나면 다른 회사 인재를 ‘스카웃’ 해오느라 바빠진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달 중순부터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아이티 회사 티어(등급) 정리’ 등의 제목을 단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직원 처우가 좋은 국내 기업들의 순위를 공유하는 글들이다.

올해 ‘톱 티어’로 단연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곳은 두나무다. 두나무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로 가상화폐 시장 확대와 함께 급성장했다. 전체 임직원 수 400명 정도인 이 회사는 지난해 1∼9월에만 2조6천여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영업이익의 5배를 넘는다. 지난해 전 임직원에 연봉 10% 수준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성과 보상에도 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급성장’에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 회사를 두고 ‘인센티브로 월급이 아닌 연봉의 100%를 준 경우가 있다’, ‘상장되면 직원들이 스톡옵션으로 돈방석에 앉을 것’이라는 등 부러움 섞인 소문들이 퍼졌다. 회사 이름에 킹(왕)을 붙여 ‘킹나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부 부처의 한 과장급 간부가 두나무의 자회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가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4일 현재 메타버스 개발자와 데이터 엔지니어 등 47개 직군의 사람을 구하고 있다.

두나무 외에도 올해는 인공지능 등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들이 각광받는 모습이다. 머신러닝 기반의 광고 자동화 플랫폼 ‘몰로코’, 채팅 솔루션 회사 ‘센드버드’ 등이 고연봉 직장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다.

반면 ‘반짝 인기’에 그치는 곳들도 많다. 업계의 기술 변화가 워낙 빠른 데다, 지난해 일부 회사에서 불거진 직장내 괴롭힘 문제 등으로 조직문화도 중요한 선택 잣대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빅테크 기업 개발자를 대거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커머스업체의 경우, 최근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으로 개발자들의 관심 대상에서 멀어졌다.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챙겨주는 것으로 알려진 핀테크 기업은 노동 강도가 지나치게 센 것으로 소문이 나면서 구직자들의 ‘호불호’를 타고 있다.

한 포털업체 개발자는 “지난해까지 인기 직장으로 꼽혔던 이커머스업체 한곳은 최근 기획 직군 면접 때 과제를 제출하라고 했다가 ‘아이디어 빼앗기’라는 뒷말이 나오며 민심을 잃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다만, 모든 아이티 회사 직원들이 이직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는 회사별 ‘핵심 인재’ 등은 전통적인 대기업들에서처럼 원래 직장에서 장기 근속하며 승진 등을 노리기도 한다. 기획자·디자이너 등 ‘비개발’ 직군 사이에서는 “딴 세상 같은 고액 연봉은 일부 직군의 얘기”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당근마켓(6500만원), 우아한형제들(6000만원) 등이 경쟁적으로 내거는 높은 신입 연봉은 개발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스타트업 출신 기획자는 <한겨레>에 “대기업 출신들이 온라인에 떠도는 고액 연봉만 보고 지원했다가 막상 ‘옆그레이드’(기존과 비슷한 연봉) 수준을 제시 받고 입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같은 직군 현직자에게 정확한 처우를 파악하고 옮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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