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말 그대로 ‘금값’이 되었다. 금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26일 세계최대 금 거래 시장인 런던시장에서 금은 온스당 785.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636.8 달러에 견줘 23.2%나 오른 것이다. 이같은 금 상승세에 금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금 시장 전망=과연 금 전성시대가 언제까지 계속 될까? 전문가들은 금의 장기 전망에 대해 밝게 보고 있다. 흔히 안전자산인 달러의 대체제로 평가받고 있는 금 가격은 달러 가격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금리인하로 인해 한동안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장 이번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 값은 더욱 치솟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이란간 긴장감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이 금 값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98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국제 금값은 향후 2년 안에 온스당 10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미국 뿐만 아니라 각국의 향후 금리정책에 따라 달러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요동칠 수도 있기 때문에 금 가격 역시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29일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달러 약세는 명백한 추세”라고 말했다.
■ 금 투자 바람이 분다=금 가격 상승과 함께 금 투자 인기도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최근 미국 서브 프라임 부실 사태로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중국 증시 역시 과열 우려가 제기된 때문이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와 금리 인하가 가져올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방어적 투자 수단으로 금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금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골드뱅킹’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골드뱅킹을 시작한 신한은행은 은행계좌를 통해 적립식으로 금에 투자하는 ‘골드리슈 금 적립’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0월 골드리슈 총계좌 매매량은 1381㎏으로 지난달에 비해 667㎏정도 늘어났다.
다른 종류의 금 투자상품으로는 국제 금 가격 지수 변동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지수연동예금(ELD)이 있다.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서 판매한다. 국민은행 쪽 집계를 보면, 금 관련 지수연동예금 상품이 전체 지수연동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7%에서 11월 현재 50%로 급격히 늘었다.
국민은행은 또 올해 말이나 내년에 금 관련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며, 기업은행도 금 관련 적립 상품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치한 국민은행 수신부장은 “금 투자가 대중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각종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금 펀드 가입에 관한 문의가 늘고있다. 금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하다. 금광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기은SG골드마이닝’펀드는 최근 1달동안에만 7%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