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현물. EPA연합뉴스
코코아 현물. EPA연합뉴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며 초콜릿 완제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코코아 선물(5월 인도분)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1톤당 1만80달러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이 1만달러 선을 넘긴 건 처음이다. 다만 이날은 다시 9622달러까지 내리며 거래를 마감했다.

코코아 선물 값은 올 들어 이날까지 125.1% 폭등했다. 산업부문 핵심 원자재인 구리보다 ‘몸 값’이 오른 상태다. 이날 구리 선물 5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파운드 당 4달러에 거래됐는데, 1톤 기준으로는 약 8818달러다.

광고

시장에서는 이 같은 ‘코코아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이번 가격 상승세 원인이 코코아 생산 지역의 흉작으로 인한 공급난인 만큼 가격 상승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O)에 따르면 전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올해 집중 호우, 가뭄 등 영향으로 코코아 나무에 치명적인 흑점병이 확산해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가나의 2023∼2024년 시즌(2023년 10월~2024년 9월) 코코아 수확량은 당초 목표치인 82만톤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광고
광고

초콜릿 완제품 제조업체도 타격을 입고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비엔피(BNP)파리바는 26일 미국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에 대한 투자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게 되면 초콜릿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초코파이와 빼빼로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제과업체 롯데웰푸드에 대한 수익성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제한적 영향만 있을 거라고 본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웰푸드의 원재료 중 코코아 매입 비중은 5%에 불과한데다가 배합 비율 변경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분에 대한 완화 여력이 남아있다”며 “코코아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