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 두푼 늘리는 맞춤컨설팅/아이 투병으로 억대 빚 졌는데

Q 평범한 월급쟁이로 안정적인 생활을 해왔지만, 출산한 아이가 돌이 되기도 전에 소아암에 걸렸습니다. 5~6년 투병생활을 하다보니 빚이 늘어 재정상태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다행이 이제는 아이가 거의 완쾌되서 가족 모두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병기간 동안 늘어난 빚이 1억4천만원이나 돼서 월 소득 대부분이 빚갚는 데 빠져나가는 상황입니다. 여기저기 동원할 수 있는 빚은 다 쓰고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상환하는 방법도 필요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해야 할 것 같은데, 가끔씩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으면 하고 바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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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누구나 불행이 나만 비껴갔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이런 저런 위험들이 생길 수 있고 그런 위험에 적절히 대비하지 않은 가정의 재무상황은 일시에 위기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중산층 서민 가계 대부분은 재무구조가 대단히 취약해 외부 충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소득이 높고 아이도 건강해졌으니 이제라도 미래 상황을 고려해서 튼튼한 재무구조를 계획해야 합니다. 1억4천만원의 빚은 적은 게 아니지만, 미래의 희망은 운 좋게 찾아오는 대박이 아니라 지금부터 차분히 준비하는 돈관리에서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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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위기상황 반영된 재무계획 다시 짜야

45세인 김씨는 대기업 부장인데, 대기업은 퇴직이 일반 중소기업보다 빠른 편이다. 50세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만일의 경우 이른 퇴직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겨우 극단적인 위기 상황을 벗어났는데 방심하고 있다가 준비없이 퇴직까지 하게 되면 큰 일일 수 있다. 조기퇴직 우려와 빚이 많다는 점 외에도 자녀 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 준비가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고, 가정에 비상시 쓸 현금이 전혀 없다는 것도 또 다른 위험요소다. 단순히 부채상환 뿐만이 아니라, 이런 재무 위험들을 하나씩 해결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재무구조의 틀을 새롭게 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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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15년 정도가 남았기 때문에 퇴직 뒤 순조로운 전직을 지금부터 꼼꼼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채상환도 가급적 빠른 시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되 무조건 원금을 매월 상환하는 방식만이 아닌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금융자산을 쌓아나가는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겠다.

불안감이 너무 커서 대박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이것 또한 재무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제대로 전략을 짜면 희망이 분명히 있다. 괜히 한번에 미래 불안이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면 절대 안된다.

빚갚기 전략, 시기별로 나눠 좀 더 세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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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채 내역을 보면 보험회사에서 빌린 돈이 700여만원이고, 살고 있는 빌라를 담보로 빌린 돈이 6천여만원, 남편명의 대출이 2천여만원, 나머지는 주변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일단 보험회사에서 빌린 돈은 불필요한 보험을 정리하면 600만원 정도는 당장 상환이 가능하다. 담보대출은 은행과 협의해 장기 원리금 대출로 변경을 하자.

본격적인 부채상환은 우선 4년 정도의 단기 목표를 정해 매월 적금과 간접투자로 금융자산을 만들어 상환하는 게 좋다. 4년 뒤 1억원 정도의 빚이 해결되면, 그 다음부터는 남은 빚을 갚는 것과 동시에 자녀교육비 준비와 여유자산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5c(자세한 계획은 표 참조) 중요한 것은 절대로 부채상환을 뒤로 미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만일 조기퇴직이 돼서 일시적으로 소득이 감소하거나 불안정해 질 경우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한겨레 재무컨설팅 자문단>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이천(에셋비 영업본부장) 이규빈(에셋비 컨설턴트) 정종인(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콘체른센터 PB) 이종량(공인회계사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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