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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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이어 산유국들의 감산 협상까지 결렬되면서 국제유가가 30% 이상 급락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미국 주식 선물지수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등 이날 각국 주식시장도 일제히 하락했다.

9일 아침 8시 기준(현지시각) 런던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거래가격(5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34.37달러로 전날 대비 배럴당 31.7% 폭락했다. 1991년 1월17일 걸프전쟁 발발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거래가격(4월 인도분 선물)도 이날 새벽(3시, 미국 중부표준시) 30.06달러로 떨어졌다. 전날 대비 -27.1%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걸프전쟁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60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모인 ‘오펙플러스’(OPEC+)는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을 열어 추가 감산 조처를 논의했지만, 미국 셰일업체를 견제하려는 러시아 쪽의 반발로 결렬됐다. 이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원유 생산량을 하루 1천만배럴 이상으로 늘리고, 원유 공급 가격도 20% 이상 내리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주요 산유국이 경쟁적으로 증산에 나선다는 소식에 시장이 패닉(공황)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의 석유전쟁이 시작됐다”며 “2~3분기 브렌트유 가격이 최저 2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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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폭락에 각국 금융시장도 일제히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주식 선물지수가 가격제한폭(5%)까지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지수도 5% 넘게 폭락했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도 85.45(4.19%)가 빠진 1954.77로 마감됐다.

노현웅 조계완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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