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 강서구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 강서구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시행 중인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임대용 주택매입 사업이 일부 구청들의 잇따른 사업 대상지역 제외 요청으로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구청들의 요청은 저소득층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집값 하락을 걱정한 주민들의 민원에 따른 것으로,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시설이 가까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이른바 ‘님비 현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17일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서울시 구청들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지난달 2018년도 3차 주택매입 공고를 내면서 서울 강서구, 강북구, 도봉구, 양천구 신월동, 중랑구, 성북구 등 6곳을 ‘매입 자제지역’으로 지정했다. 공사는 서민의 주거안정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매년 기존 또는 신규 주택을 사들인 뒤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 대학생 등에게 시세의 30% 정도의 낮은 임대료만 받고 빌려주는 사업을 하는데, 서울지역 25개 구 중 6곳은 사실상 주택매입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공사가 2002년 임대용 주택매입 사업을 처음 시작한 뒤 2015년까지는 주택매입 자제지역이 없었다. 그러나 2016년 일부 구가 지정되더니 지난해에는 강서·강북·도봉·양천·중랑 등 5개구로 늘어났다. 올해는 지난 8월부터 성북구가 추가돼 6곳으로 늘었고, 1~2개구가 추가로 검토 중이어서 조만간 매입 자제지역이 7~8개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강북구
강북구
공사가 매입 자제지역을 지정한 것은 해당 구청의 요청 때문이다. 공사는 “자신이 사는 동네에 저소득층 임대주택이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구청이 요청하면 공사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대용 주택 매입자제를 요청한 구청의 한 관계자는 “저소득층 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주민들이 민원을 넣으면, 주민투표로 선출되는 구청장들로서는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공사가 서울지역에 공급한 임대주택은 9월 말 현재 1만6934세대에 이른다. 올해는 2500세대를 매입하기 위해 5천억원의 예산을 책정해놓고 있다. 내년에는 사업을 더 확대해 5천세대를 매입하기로 하고, 예산도 1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구청들의 임대용 주택매입 자제지역 요청이 계속 늘어나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일부 구는 “임대주택이 구별로 골고루 공급돼야 하는데, 강북의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핑계도 댄다. 공사 매입주택부의 이승호 부장은 이에 대해 “강남 3구와 용산, 종로 등 집값이나 땅값이 비싼 지역은 현실적으로 주택매입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구청장들이 지역 주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서민의 주거안정이라는 큰 정책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의 임대용 주택매입 사업에 참여 중인 중소건설사의 이아무개 대표는 “지금처럼 집값이 오를 때는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공급해서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주거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강조하는데, 여당 소속 일선 구청장들까지 민원을 이유로 자기 구에는 임대주택을 공급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대용 주택매입 자제를 요청한 6개 구의 구청장은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