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는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이 36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시간 이상 열차가 중단되는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원인이 미숙한 군 소속 대체 기관사 때문이라는 내용이 코레일 문서로 확인됐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 기능이 마비되면서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철도 파업 문제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대형 사고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1일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2일 서울 왕십리역과 서울숲역 사이에서 열차가 멈춰 승객 150여명이 1시간10분 동안 갇혀 있었던 사고의 원인이 노조 파업으로 대체 투입된 군 소속 기관사의 미숙함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사고 원인에 대해 “대체 기관사가 이례 상황 발생했을 때 당황해 대처가 미흡했다”고 적어놨다. 자동차를 빗대 설명하면 대체 기관사는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동시에 밟는 실수를 저질러 전원이 차단됐고, 후속 조치 과정에서 엉뚱한 장치를 만져 열차를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사고 당시 코레일은 “동력장치 고장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대체 기관사의 운전 미숙이 사고 원인이었다. 지난 17일 종로3가역 출입문 표시등 문제로 1시간30분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된 것에 대해서도 코레일은 “대체 인력의 이례 상황 대처 미숙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연구위원은 “열차 운전은 상시적인 경험과 숙련도가 가장 중요하다. 가뜩이나 미숙한 대체 인력들이 노조 파업이 길어지면서 피로도가 쌓이고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다”며 “최순실 사태로 현재 컨트롤타워가 없어 문제 해결도 어려운 상황이라, 대형 사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