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우리나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8.5% 줄어든 367억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금융위기 때였던 2009년 8월(-20.9%) 이후 최대 감소폭인데다 한달 전보다 10%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수출 감소세가 중국 경기 둔화, 저유가 장기화, 일본 마이너스 금리 등 여파로 올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통관 기준 1월 수출과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5%, 20.1% 줄어든 367억달러, 314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물량 감소와 유가 급락 등으로 인한 수출단가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무역수지는 48개월 연속 흑자(53억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무선통신기기·평판디스플레이·컴퓨터·가전·선박·일반기계·자동차·자동차부품·철강·석유제품·석유화학·섬유 등 13대 주요 품목 모두 감소했고, 지역별로도 유럽연합(7.3%)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감소했다. 특히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수출 감소율이 지난해 11월 -6.8%(116억달러), 지난해 12월 -16.5%(110억달러), 1월 -21.5%(95억달러)로 갈수록 확대됐다.

수출입 급감은 지난해 심화된 글로벌 경기 위축 탓이 크다. 지난해 전세계 교역량은 12% 감소했고, 우리나라 상품 수출과 수입도 각각 7.9%, 16.9% 감소한 5272억달러와 4368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수출 실적과 관련해 “유가 하락 등 단가가 떨어졌을 뿐 물량 기준에서는 증가세(2%)를 유지했고, 수출 규모 순위도 13.2%가 줄어든 프랑스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달에는 수출 물량도 5.3% 감소했다. 수입은 원자재(-26.6%)와 자본재(-10%)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자동차와 쇠고기 등 수입이 늘면서 소비재는 3.8% 줄어드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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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과 유가 급락, 주력품목 단가 하락, 신흥국 경기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근 들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중국 등 경기둔화 심화, 저유가 장기화 가능성 등 대외여건이 애초 예상보다 악화하고 있어 수출 회복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