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조선·석유화학·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의 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나라 밖으로도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에 따라 세계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2016년 10대 경제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새해에 나타날 국내·외 경제 흐름을 짚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외 수요 부족, 건축 시장 초과 공급, 성장을 견인할 산업 실종, 아시아 신흥국 경기 침체 등 불안 요소로 인해 국내 대부분 산업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제조업 기술력을 확보해 한국을 추격하고, 일본은 엔화 약세를 업고 수출 가격을 떨어뜨려 한국의 가격경쟁력을 갉아먹는 ‘신 넛크래킹’ 상황이 심화할 것으로 보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완전고용 수준의 노동력과 정상가동 상태의 자본 투입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졌는지에 대한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2년에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저출산·고령화, 국내 투자 부진 등으로 인해 잠재성장률 2%대 진입 시기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또 미국이 금리 인상을 통한 돈줄 죄기를 본격화하는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친 상황에서 신흥국의 외환위기와 성장률 둔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경제·군사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은 각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설립을 주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가 내년 초부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아시아 개발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미국 중심의 세계은행(WB), 일본 중심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긴장 관계가 형성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내년 대부분 산업 경기회복 지연될 것”
현대경제연 ‘10대 경제 트렌드’ 전망
중·일 사이에서 경쟁력 상실 심화
미-중 경제·군사 주도권 경쟁 가열
기자박현정
- 수정 2015-12-27 20:04
- 등록 2015-12-27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