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중산층’ 가운데서도 자신을 ‘중상층’으로 여기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중하층’으로 여기는 사람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산층 인식 비율 65%…소폭 상승
소비생활 만족도는 큰 폭 떨어져
지역별론 제주·서울이 만족도 최고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 전국의 20살 이상 소비자 2575명을 대상으로 ‘소비생활 만족도와 소비양극화지수’를 조사한 ‘2015 한국의 소비생활지표’를 5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1994년 이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소비계층(상류층, 중산층, 하류층을 각각 상, 하로 나누어 6단계로 구분)을 파악해 왔다.
올해 조사에선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65.2%로, 2013년의 62.5%에 비해 2.7%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중산층 가운데서도 잘사는 축(중산층 ‘상’)에 속한다는 응답은 3%포인트 감소한 반면 ‘중산층 하’는 5.7%포인트 증가했다.
상류층에 대한 하류층 비율로 산출하는 소비양극화지수(소득계층간의 소비 격차)도 올해 169로, 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양극화지수는 첫 조사당시 12를 나타냈으며, 2013년에는 90으로 집계됐다.
또 의식주를 비롯해 의료·교육·정보통신 등 11개 소비생활 분야를 기초로 평가한 소비생활 만족도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최근 1년간 경험한 소비생활 만족도(100점 만점)는 63.8점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2013년(71.6점)과 견줘 10.9% 하락한 것이다. 올해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분야는 식생활(66.5점)이었고 다음은 의료(64.2점)와 문화·여가(64점) 등의 차례였다. 반면 가장 만족도가 낮은 분야는 경조사 지원(59.1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조사 지원은 직전 조사에서도 최하위였다.
지역별 소비생활 만족도는 제주(65.4점)와 서울(65.2점)이 가장 높았고, 경남(61.5점)과 충북(62점) 차례로 낮았다. 제주와 서울의 경우, 식·주·의생활·의료분야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경남과 충북은 소비분야 대부분의 만족도 점수가 낮았다.
소비자원은 “자녀 교육비, 전월세비 등 소비생활 필수 영역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득수준이 중산층임에도 스스로 하류층이라고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소비생활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