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소득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주요 선진국에 견줘 매우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기업과 정치권 등이 기득권을 활용해 부당한 이득을 추구하는 행태와 부패 수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포용적 성장과 발전 보고서 2015’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금 제도와 복지 정책 등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한 재정 정책이 미국·영국·독일 등 30개 선진국 가운데 21위에 머물렀다. 세금 제도와 복지 정책을 나눠보면, 세금 제도는 15위를 해 중간은 했으나 복지 정책은 26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이 보고서는 세계 112개국을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4개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별로 경제·사회·정치 등 모두 7개 영역(세부항목 105개)마다 각 나라의 그룹별 순위와 점수를 매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득이 가장 높은 1등급 그룹에 속하고, 여기에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등 30개 국가가 포함돼 있다.

광고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업과 정치권의 부패 수준과 지대 추구행위도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지대란 시장의 독점적 지위에서 발생하는 초과이득이다.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30개 국가 중 24위로 평가됐다.

세부 항목을 보면, 뇌물 제공이나 부패 행위에 대한 정부의 대응 수준은 24위였고, 기업들의 윤리 의식은 27위에 머물렀다. 일부 기업들의 독과점 수준은 2위였으나, 이런 기업에 대한 규제 수준은 26위에 그쳤다.

광고
광고

이외에 사회 역동성 항목에서 29위를 차지해 사실상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평가를 내렸고, 성별 임금 격차 수준은 30위,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노동자 비중도 27위로 최하위권으로 분류했다. 노사 협력 항목에서도 29위를 줘 우리나라의 노사 관계를 적대적으로 평가했으며, 저임금 노동자 비중(23위)도 매우 크다고 포럼은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각국의 정·관계와 재계의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 경제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사교 모임이다. 과거에는 부자들의 모임으로 자본과 기업의 입장만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소득 불평등 완화와 더불어 포용적 성장을 앞세워 이미지를 바꿔가고 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