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책 <21세기 자본>의 핵심은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의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소득 불평등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국내에서도 나왔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달 발간된 한국재정학회의 <재정학연구>(제7권 제2호)에 게재한 ‘유형별 소득이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자본소득이 증가하는 경우에 소득분배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은 정확한 소득과 세금 등의 자료가 결부된 4500~4900여가구를 대상으로 한 2009~2011년치 ‘재정패널’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득 유형별로 크게 근로소득(임금 등)과 사업소득(자영업자 소득), 자본소득(이자, 배당금, 임대수익 등) 등의 증감이 소득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자본소득 증가분 대비 변이제곱계수(값이 클수록 분배 악화) 변화가 약 0.17~0.19%에 이르러 0.1% 이하인 노동소득이나 사업소득보다 크다”며 “이는 동일한 규모의 소득이 증가한다면 자본소득이 증가할 때 소득분배가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과 금융 자산 등에서 나오는 자본소득을 누가 가져가는지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박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산을 부자가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자본소득의 증가가 소득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케티 또한 소수에게 집중된 자산(자본)에서 파생되는 소득의 증가율이 전체 노동소득의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이 소득 불평등 악화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논문은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증가가 소득재분배 개선에 효과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정부의 현금 지원이 현재의 배분 구조를 따라 증가한다면 소득 재분배에 기여하는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현재 공적이전소득은 상대적으로 연금 규모가 크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 등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이 적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저소득층의 상당수는 국민연금에 가입조차 못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