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40)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 승진 3년 만이다.

삼성그룹은 2일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 전문가로 패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패스트패션과 아웃도어 사업 진출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삼성이 올해 인사의 특징으로 내세운 ‘성과주의’와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패스트패션과 관련해선 이서현 부사장이 의욕적으로 띄운 ‘에잇세컨즈’가 과도한 초기투자비 탓에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에잇세컨즈 사업을 해온 개미플러스유통은 지난해 245억원의 적자를 낸 뒤 자본잠식 상태에서 올해 제일모직에 인수합병됐다.

이 부사장의 승진은 그보다는 패션사업을 가지고 제일모직을 떠나 에버랜드로 옮긴 것에 대한 반대급부라는 평가가 많다. 제일모직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6조원이고, 이 중 패션은 1조8000억원이었다. 사업구조 개편으로 ‘몫’이 준 것에 대한 보상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로 이 부사장이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게 된 제일기획은 인사 발표 뒤 “2010년 이서현 부사장이 기획담당 전무로 부임한 이후 4년 만에 매출이 2배 늘어났고, 세계 수준의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회사로 성장했다. 이 부사장의 경영능력은 충분히 검증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