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벤처기업 육성의 근간이 되는 자본 공급을 위한 중소기업청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미래창조펀드가 6000억원 규모로 출범한다. 대기업 및 선도벤처기업 등의 참여 액수는 전체의 30%가량으로, 향후 대기업의 벤처 투자 창구 구실을 할지 주목된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정부 2000억원과 대규모계열집단소속 대기업, 벤처 1세대, 연기금 등 민간 출자 4000억원을 받아 6000억원 규모의 미래창조펀드 조성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운용사 모집 등의 절차를 거쳐 9월 중순께부터 투자에 착수할 계획이다.
애초 대기업의 낮은 관심으로 펀드 조성에 어려움이 예상됐던 점을 감안하면, 연기금을 제외하고도 민간에서 2000억원 규모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한 청장은 “벤처펀드 출자에 매우 소극적이었던 대기업들이 벤처자금 생태계에 중요한 일원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큰 의미”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총 벤처투자 재원의 70% 이상을 담당해온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관리기관)의 집계를 보면, 모태펀드를 통해 결성된 벤처펀드 가운데 대기업의 출자비중은 2010년 6.4%에서 지난해 0.9%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두산과 코오롱 등 재벌 그룹과 선도 벤처기업 네오위즈, 다우기술, 네이버, 사이버에이전트(일본계) 등이 이날 출자 참여를 공개했다. 삼성, 현대 등 다른 대기업 참여 여부에 대해 박종찬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출자 기업의 사정으로 참여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운용 계획에 대해 “2000억원은 돈에 목마른 창업 3년 이내 기업에 투자하고, 4000억원은 성장·후기단계 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오위즈 등 선배 벤처기업은 창업 초기 기업, 대기업은 후기 기업에 대한 멘토링 역할도 맡게 된다. 투자분야는 정보통신(IT), 모바일, 헬스케어, 의료기기 등이 중심이 된다. 한 청장은 “대기업이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성장 뒤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수 및 재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 벤처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