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이 매매값의 60%를 넘는 아파트가 최근 5년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국민은행 부동산정보누리집인 케이비(KB)부동산 알리지가 2008년 8월말과 올해 7월말을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값 대비 전세값 비율(전세값 비율)을 조사한 결과, 전세값 비율이 60%를 넘는 아파트가 5년 전 34.7%에서 지난달에는 72.5%로 증가했다. 예컨대 매매값 1억원에 전세값 6000만원 이상인 아파트가 열 집 중 일곱 집에 이르는 것이다.

전세값 비율이 70%를 넘는 아파트도 2008년 18.1%에서 지난달 35.6%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임희열 국민은행 더블유엠(WM)사업부 팀장은 “전세값이 매매값의 60%를 넘으면 전세가 아닌 매수로 돌아선다는 이른바 ‘60%룰’이 깨졌다. 아파트 공급이 많아지고 가격하락이 기대되면서 매매값은 떨어졌지만, 월세가 늘고 재계약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전세값은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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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수도권보다 지방광역시의 전세값 비율이 높았다. 부산·대구·울산·대전·광주 등 5개 광역시의 경우 전세값 비율이 60% 이상인 아파트가 올 7월 기준 91.9%로, 5년 전 76.6%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거의 대부분 아파트의 전세값 비율이 매매값의 60% 이상인 셈이다. 이들 5개 광역시의 전세값 비율 80% 이상인 아파트도 같은 기간 10.5%에서 19.7%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전세값 60% 이상 아파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증가세는 가팔랐다. 이들 수도권 아파트 중 전세값 60% 이상인 비율은 2008년 2.7%에서 올해 57.1%로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2008년 1.7%에서 올해 53.1%로 급증했다. 서울에서 전세값 비율 70% 이상인 아파트도 같은 기간 0.5%에서 8.6%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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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지방광역시는 매매값과 전세값이 함께 올랐다. 집을 살 수 있는 이들도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관망하고 있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전세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