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전량 가운데 평균 30%를 차지하던 원자력 발전량 비중이 지난 6월 24.2%를 기록하며 28년 만에 처음으로 25% 밑으로 떨어졌다. 부품 서류 위조와 잦은 고장으로 원전이 무더기로 정지된 결과가 반영된 것이지만, 우리 사회의 원전 의존도를 지금보다 낮출 수 있는 상징적인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발표된 한국전력의 ‘6월 전력통계 속보’를 보면, 6월 전체 발전량 4만502GWh 가운데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9798GWh로 24.2%를 차지했다. 30일 시민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한전과 전력거래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85년 8월(16.8%) 이후 처음으로 월간 원자력 발전 비중이 25%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전체 발전량은 1% 늘었지만, 원자력 발전량은 지난해 같은 달(1만2770GWh)보다 2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석탄(7.3%), 가스(16.1%) 등의 발전량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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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5월 말 원전 부품 서류위조 사건 뒤 원전이 무더기로 정지된 탓이다. 또 지난해 11월 30년 설계수명이 끝나 수명연장(계속운전) 심사를 받고 있는 경북 경주의 월성원전 1호기, 증기발생기 수리로 1년 넘게 정지된 경북 울진의 한울(울진)원전 4호기 등이 장기간 가동을 멈추고 있는 상황도 반영됐다.

30%를 웃돌던 국내 원자력 발전 비중은 2011년 29.9%, 2012년 28.3%로 떨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59%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원자력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원자력 비중이 떨어지는 것은 앞으로 적극적인 탈핵정책을 추진할 경우, 핵 발전 의존도를 더욱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