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의 빚 감당 능력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24일 한국은행의 국민계정과 가계신용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부채 총액(금융권 가계대출+판매신용)은 959조39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한 반면에 국민개인가처분소득은 707조3314억원으로 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1년 134.3%에서 지난해엔 135.6%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연간 소득에서 세금과 공적보험료, 이자비용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이 1000만원인 가계라면 빚은 1343만원에서 1356만원으로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은이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이다. 이 수치는 2004년도에 하락했다가 2005년 108.6로 치솟은 뒤 8년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소득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 가계부채 구조가 해마다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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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아카데미 강원’ 초청강연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보다 빠른데다 질적 측면에서도 악화하고 있다. 빚 총량 뿐 아니라 취약한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가계부채 문제가 한계상황에 와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특히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과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영세자영업자의 부채구조가 계속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특정부문의 가계부채 취약성이 개선되지 못하면 앞으로 실물경기는 물론이고 부동산시장의 부진 지속 등으로 이들 가계의 소득여건과 부채상환 능력은 더욱 악화돼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거시경제 전체에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