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수혜를 유럽연합 쪽에서 주로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유럽의회에 제출한 ‘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이행 연례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유럽연합의 수출은 37% 증가한 반면 한국의 대 유럽연합 수출 증가폭은 1%에 그쳤다.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유럽연합의 수출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된 2011년 7월부터 1년간 완전 관세 철폐 품목의 경우 54%(44억 유로)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계를 상대로 한 수출 증가율 27%와 견줘 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관세가 부분적으로 철폐된 품목의 수출도 35%(39억 유로)가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대 유럽연합 수출은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은 한국 기업들이 유럽연합에 생산기지를 이전한 탓으로 해석했다.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체코(현대지동차)와 슬로바키아(기아자동차)에, 전자업체들은 여러 유럽연합 국가들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다. 그 결과 유럽연합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대 유럽연합 자동차 수출도 20%(6억6300만 유로) 늘었지만, 이는 우리나라 수출이 가장 많았던 2007년보다 37%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도 관세율이 10%에서 1.7~3%포인트만 떨어진데다 유로화 가치도 7.2% 하락해 자유무역협정 영향으로 보기는 힘들다. 유럽연합은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 8억4000만 유로어치의 자동차를 수출해 전년보다 69%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평가는 그동안 정부가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율이 떨어진 자동차(38%), 자동차 부품(15.8%) 등의 수출이 늘었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유럽연합은 향후 통신서비스를 비롯해 금융, 환경, 전문직서비스 분야에서도 한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법률 개정을 할 예정이어서 혜택이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