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값 전국 최고 가격이 고작 4000원이라고요?”

24일 전북 군산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최근 정부가 전국 광역 시도별로 공개한 자장면값 현황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부가 지난 22일 물가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지역별 개인서비스·공공요금 21개 품목의 가격 정보<한겨레> 23일치 8면)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자치단체들이 일부러 값이 싼 업소만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정황도 드러나, 가격비교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16개 광역 시도의 자장면값은, 전체 평균이 3750원, 최고가와 최저가는 각각 4000원과 3500원이었다. 인천과 전남은 가장 비싼 지역으로, 전북과 대구는 가장 싼 지역으로 꼽혔다. 김씨가 중국집을 운영하는 군산시의 경우엔 자장면값이 평균 3167원에 그쳤는데, 이는 실제 지역 물가와 괴리가 크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그는 “변두리에서 장사를 하는 우리도 4000원에 팔고 있다”며 “번화가로 나가보면 5000원씩 받는 곳도 수두룩한데 전국 최고 가격이 4000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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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는 허술한 가격정보 조사 방식에서 비롯됐다. 이번 조사는 101개 기초자치단체별로 품목별 대표 업소 1~3곳을 정해 평균치를 산출했는데, 표본 수가 지나치게 적은데다 어떤 업소를 선정할지에 대한 기준도 없었기 때문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부가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가급적 가격이 싼 업소를 골라서 조사했다”고 전했다. 지역 물가를 대표할 업소를 고르는 대신 값이 싼 업소를 우선적으로 골랐다는 뜻이다. 김씨는 “물가안정 모범업소로 선정되면 시에서 쓰레기봉투를 인센티브로 주고 있어서, 업소들이 판매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답변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산업경제학)는 “제대로 된 가격 조사가 이루어지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표본을 확보해야 하고 불특정 업소를 대상으로 불시에 조사를 벌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조사 내용이 조작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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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격비교 조사는 대체로 가격인하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다분해, 조사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씨는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치킨 판매로 동네 중소 상인들이 비싼 치킨을 판다는 공격을 받아왔는데, 자장면값도 좀더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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