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잡기 힘든 국제유가의 빠른 상승세가 하반기 경제에 큰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배럴당 140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치솟았던 지난해에 비하면 '반값'이라고 하지만 상승비율만 놓고 보면 작년 말의 두 배로 치솟아 상승폭은 지난해보다 더 클 정도로 훌쩍 뛰어버렸기 때문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6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71.72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말(36.45달러)의 꼭 두 배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두바이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0.70달러(7월4일)까지 뛰긴 했지만 2007년 말 가격이 배럴당 89.30달러로, 최고가 대비 상승률은 올해에 뒤진다.
유가가 이렇게 급등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몰아닥친 세계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 지표가 곳곳에 보이면서 나타난 기대심리, 그리고 여기에 편승한 각종 자금의 원유시장 유입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해 연말께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하면 상승세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조짐이 확산되자 각 연구기관들도 유가 전망을 올려잡기 시작했다.
미국의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소(CERA)는 지난달 24일 내놓은 유가 전망자료에서 올 3분기와 4분기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배럴당 각각 65달러와 66달러로 2분기 평균치(59.24달러)보다 상당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역시 특별한 고유가 상황이 닥치지 않더라도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4분기 평균은 배럴당 71.97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해온 무역흑자의 급격한 축소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무역수지 흑자 누계액은 262억3천만 달러에 달하지만 대부분이 도입단가가 배럴당 40∼60달러대인 상태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수출과 다른 상품 수입의 동향을 함께 고려해야 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대에 이르면 무역흑자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게 우리나라 무역구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 급등세를 기업 부실화 우려 등과 함께 올해 하반기 경제의 6대 이슈의 하나로 꼽으면서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과 원.달려 환율 하락 여파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부실이 확대되면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 (서울=연합뉴스)
두 배된 기름값…경기.국제수지 악영향 우려
- 수정 2009-08-09 11:46
- 등록 2009-08-09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