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법안을 수용한데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지자 "특검이든 검찰수사든 성실히 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어려운 때에 특검이 수용돼 안타깝다"며 "고유가, 원화강세 등으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경영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특검이든 검찰수사든 성실히 받아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 전략기획실 임직원들은 김용철 변호사의 의혹제기로 시작된 이번 사태가 이미 한달 가까이 지속된 상황인 만큼 이날 노대통령의 특검법안 수용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으나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 등 수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지자 뒤숭숭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들이 출국금지된 것으로 전해지자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직원들은 검찰이 조만간 그룹 전략기획실과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할 것으로 알려지자 "검찰이 압수수색하는 모습이 해외에 보도되면 그룹의 글로벌 신인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거액의 올림픽 후원 등으로 어렵게 쌓아온 일류 그룹 이미지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의 폭로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자 삼성은 당초 다음달 5일로 계획했던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 기념행사의 취소를 검토중이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그룹에 대해 갖가지 의혹이 제기돼 국민으로부터 큰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축하 행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기념행사를 갖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행사를 취소할 것인지 여부를 조만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삼성, 특검 수용·검찰수사 본격화에 ‘침울’
- 수정 2007-11-27 15:46
- 등록 2007-11-27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