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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휴대전화 업계 ‘흔들’ 위기돌파 안간힘

등록 2006-07-11 19:19

올해 수출 지난해보다 9.9% 줄고 수익성 악화
삼성 ‘프리미엄’ 전략, 엘지 ‘초콜릿폰’ 승부수
우리나라 수출 전선의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하던 휴대전화 산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때 세계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던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이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면서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시장별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온 삼성전자는 초슬림 휴대전화 시리즈인 ‘울트라 에디션’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고 있고, 엘지전자는 ‘초콜릿폰’에 승부수를 띄웠다.

글로벌 기업에 따라잡혀=중견 단말기 제조업체인 브이케이(VK)의 부도는 글로벌 기업들의 저가 공세와 원화 강세 등 이중고에 시달려온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이 처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노키아가 저가폰을 앞세워 신흥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절치부심하던 모토롤라가 레이저폰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동안 국내 휴대전화 업계는 세계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여기에 환율 하락까지 겹쳐 어려움을 더했다.

휴대전화 업계는 이를 일시적인 진통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음성신호를 처리하는 핵심 칩과 저가폰 라인업 부족, 과도한 개발비 부담 등을 한국 휴대전화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노 위원은 “한국 업체들이 갖고 있던 차별화된 디자인과 모델 다원화 전략, 시장 적기 출시 등 특장점이 글로벌 기업들의 따라잡기로 희석된 반면 취약점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산업의 위축은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휴대전화 수출은 68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9.9%나 줄어들었다. 한때 20%를 웃돌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부문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0%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더 나빠져 영업이익률이 한자리 수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지난 1분기에 휴대전화 부문에서 309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2위 모토로라와의 격차가 지난해 1분기 2.5%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7.4%포인트로 확대됐다. 5위권에 맴돌던 소니에릭슨은 4위 엘지전자를 바짝 따라붙었다. 권성률 현대증권 연구원은 “소니에릭슨의 약진에는 고가폰과 저가폰의 적절한 조화가 뒷받침됐다”며 “세계시장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략적 태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돌파구 열릴까?=삼성전자는 인도, 중국, 남미를 중심으로 한 저가폰 시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전략의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맞서 저가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에서 별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보다 삼성전자의 최대 고민거리는 블루블랙 이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 바람을 일으킬 만한 제품이 없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400달러 이상의 초슬림폰인 ‘울트라 에디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영업적자에다 휴대전화 부문의 매각설에 시달려온 엘지전자는 ‘초콜릿폰’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엘지는 유럽, 중국 등 전통적으로 가전제품이 강세를 보였던 곳에서 초콜릿폰에 총력을 기울이는 올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원화 강세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고부가가치 시장을 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인력 및 영업점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팬택계열은 비상경영 상태다. 팬택 관계자는 “시장 흐름으로 볼 때 단기간에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낮다”며 “내부 체제 재편을 통해 선택적으로 가능성 있는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정세라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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