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보 항공기의 상징이었던 보잉 747 여객기가 25일 국내에서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퇴역한다.
아시아나항공이 1999년 6월 도입한 이 비행기의 기종은 ‘B747-400’으로, 비즈니스 좌석 34석과 이코노미 좌석 364석으로 구성된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다. 지난 25년 9개월 동안 수많은 승객들의 추억을 싣고 날았던 이 항공기는 이날 오후 1시20분 대만 타이베이공항을 이륙해 오후 4시35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비행을 끝낸다. 도입 첫 해 김포∼뉴욕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그동안 총 운항 회수는 1만8139차례, 9만6986시간을 비행했다. 총 비행거리는 지구를 2500바퀴 돈 것과 같은 8800만㎞에 이른다.
해당 여객기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가운데 대통령 전용기인 ‘코드원’ 운항 임무를 가장 많이 수행한 기체이기도 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출발과 기착지인 타이베이공항과 인천공항에서 각각 퇴역식을 진행한다. 인천공항에선 해당 항공기 도착에 맞춰 소방차량 2대가 물대포를 기체 위로 쏘아올리며 마지막 비행을 기념하기로 했다.
B747은 ‘하늘 위 여왕’, ‘점보’ 등으로 불리며 국내 항공 여행의 대중화를 이끈 기체이기도 하다. 이날 항공편은 B747의 마지막 비행을 함께 하기 위한 탑승객들로 만석 예약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이 기종을 퇴역시키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외 항공사들은 여전히 이 기체를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령이 오래돼 노후화하고 있고 차세대 기종 도입에 맞춰 운항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같은 기종을 먼저 퇴역시킨 바 있다.
B747의 마지막 조종간을 잡는 김재호 아시아나항공 기장은 “보잉 747-400 여객기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며 “마지막 비행을 같이 해주신 승객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A350, A321NEO 등 최신 기종으로 고객 편의를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