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과 시민사회가 손을 맞잡고 성숙한 연대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축제의 장이 열렸다. 지난 21일에서 23일까지 사흘간 충남 공주의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2023 솔라시(Solidarity of Labor and Civic society) 포럼'은 더 깊고 넓은 노동·시민사회의 연대의 조건과 문화를 만든다는 취지로 열린 첫 행사다. 전국의 29개 노동·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200여명의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참여했다.
노동운동과 시민운동, 풀뿌리 운동과 각종 사회운동 영역이 전례없는 위기를 겪는 가운데 열린 행사라 눈길을 끈다. 노동운동과 시민단체 영역이 지난 수십년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지금은 협치 채널이 붕괴되고, 공적 권력으로부터의 부도덕한 집단으로 공격 받으며 사회적 영향력과 신뢰도 마저 하락하는 상황이다. 행사는 공공상생연대기금이 깃발을 들었지만, 특정 기관이 주도하기보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기획하고 만든다’는 콘셉트로 꾸려졌다. 활동가들의 연대 경험과 사회적 의미를 점검하고, 운동과 활동의 의제를 공론화하고, 연대 활동을 제안하는 등 32개의 프로그램 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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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엔 참여 단체와 활동가들의 특성과 특기를 살려 연대문화를 조성하는 ‘네트워크 게임’, 시민운동 영역과 공익기금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공익기금재단의 사회적 역할’, ‘열린공동장만들기’ 등의 세션이 열렸다. 이튿날 오전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호쾌한 여자축구’, ‘가을 아침 요가’와 ‘태화산과 마곡사 트래킹’, ‘힐링테라피’ 등 쉼과 충전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오후엔 서강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요가와 배구 등 스포츠를 통해 노동할 힘을 키웠던 경험을 공유하고 사회적 의미를 되짚는 ‘운동으로 노동운동해요’ 세션과 ‘IT 기술을 활용한 시민운동의 확장’, ‘60+ 기후행동의 세 가지 제안’ 등 이슈를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늦더위가 수그러들고 모처럼 펼쳐진 가을, 노동단체와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축제의 장으로 열린 ‘2023 솔라시 포럼' 현장의 이모저모를 담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