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롯데기공 본사에 시범 설치된 자판기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 세븐일레븐 제공.
인천 롯데기공 본사에 시범 설치된 자판기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 세븐일레븐 제공.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가맹점주와 본사, 그리고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한 가운데 편의점 ‘빅3’ 가운데 하나인 세븐일레븐이 본격적인 자판기형 편의점을 도입하기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일부 편의점 회사에서 무인 계산대와 담배 따위를 파는 간단한 형태의 자판기를 도입하기는 했으나 본격적인 자판기형 매장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븐일레븐은 “고객 편의 기능을 두루 갖춘 최첨단 자판기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익스프레스란 이름처럼 자판기 디자인도 고속기차를 본떴다. 5개의 자판기가 연결된 형태로 넓이 10.8m, 높이 2.5m, 폭 1m 크기다. 각각의 자판기엔 고객 수요가 높은 5개 카테고리(음료, 스낵, 푸드, 가공식품, 비식품) 약 200개의 상품이 담겨있다. 세븐일레븐은 “상품 선정은 매출이 높은 베스트 및 필수 상품 중 소용량 상품 위주로 구성했으며, 담배와 주류는 제외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자판기에서 번호를 입력하거나, 중앙의 키오스크를 통해 상품을 선택한 뒤 카드(교통카드 포함)로 결제하면 된다. 현금 결제는 지원하지 않는다. 상품이 나올 때 훼손을 막기 위해 안전 받침대도 별도로 설치했다. 자판기 편의점이지만, 중앙에 전자레인지와 온수기가 설치돼 있어 라면이나 가공식품의 즉석조리도 가능하다. 웬만한 유인 편의점 역할은 다 하는 셈이다. 판매가는 ‘동일가격’ 원칙에 따라 기존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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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판기형 매장은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본사에 2곳, 인천 롯데기공과 경기 안양 롯데렌탈 본사에 각각 1곳씩 총 4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회사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가맹을 받는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단, 자판기형 매장을 단독으로 여는 것이 아닌 기존 가맹점주에게만 추가 가맹을 허락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른바 ‘세컨드 점포’ 형태다. 회사는 “기존 가맹점주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무인 편의점은 손님이 적은 심야시간대에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도입한 목적이 컸지만, 자판기형 편의점은 아예 상주 인력이 없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비용이 문제다. 회사는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 수 없다”고 한 상태지만, 일반적인 편의점보다 개점 비용이 비쌀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일반 냉장고 형태가 아닌 정밀 기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점주들의 관심이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개점 비용이 너무 고가로 책정되면, 점주들의 경영 사정상 단기간에 확산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