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교 사이트 가격과 실제 판매 가격이 다르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 비교 사이트 이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일부 사이트는 가격 정보의 정확성이 낮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16~5월24일 가격 비교 사이트 7곳(네이버 쇼핑·카카오 쇼핑하우·네이트 쇼핑·다나와·에누리·쿠차·행복쇼핑)의 정보제공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불일치율이 22%에 달했다고 29일 밝혔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사이트에서 김치·라면·티브이(TV)·냉장고 등 12개 품목 1260개 상품의 가격 정보를 조사해 보니, 10개 중 2개 꼴로 실제 판매가와 달랐다. 가격이 다른 256개 중 78.5%(201개)는 비교 사이트에서 제공한 가격보다 실제 판매가가 더 비쌌다. 실 판매가가 더 높은 이유와 원인별 비중을 보면, 비교 사이트에는 무료배송으로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배송비·설치비가 추가되는 사례가 49.3%였다. 상품 가격 자체가 더 비싼 경우도 44.7%나 됐다. 또 품절 등으로 인해 상품 구매가 불가능한 경우는 5.4%, 가격 비교 사이트와 판매 사이트의 상품 자체가 다른 경우는 2.2%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가격 비교 사이트의 특성상 판매자가 상품정보 변경 시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는 등의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가격 비교 정보가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정보 정확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부가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비교 사이트 상품을 정렬할 때나 ‘베스트’ ‘인기’ 등의 용어를 사용할 때는 객관적 기준을 표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4개 사이트(네이트 쇼핑 ·다나와·쿠차·행복쇼핑)는 해당 근거를 표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직구 상품의 가격 비교를 제공하는 5개 사이트(네이버 쇼핑·카카오 쇼핑하우·다나와·에누리·쿠차)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일부 사이트는 상품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 국내 판매 제품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외’ 표기를 한 사이트는 2곳에 불과했고, 관세·부가세 등의 통관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1곳뿐이었다.
한편, 소비자원이 지난 4월14~18일 최근 6개월 이내 가격 비교 사이트 이용 경험이 있는 만 19~69살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정확성’을 꼽은 응답자는 84%였다. 응답자의 75.1%는 ‘가격 비교 사이트 이용 시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불만 사유(중복 응답)로는 실제 가격이 달랐다(50.4%)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상품 품절 등으로 인한 주문 불가’(29.6%), ‘가격 비교 사이트 내 상품과 실제 상품이 다름’(20.3%) 등의 순이었다.
또한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해외사업자가 판매하는 상품이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67.0%에 달했고, 해외사업자의 상품 구매 시 관세·부가세가 부과되고 환율에 따라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도 31.6%나 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가격 비교 사이트 사업자에게 정보의 정확성 향상을 위한 조치 마련과 표시기준 강화 등을 권고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는 가격 비교 사이트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할 때 판매자의 신원정보를 잘 확인하고, 거래조건이 실제 판매 사이트와 일치하는지 꼼꼼히 비교한 뒤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