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산 수입차 국내 유입량이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관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과 독일의 완성차 브랜드들이 생산지를 미국으로 돌린 데 따른 현상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부산세관 등 관세청이 미국산 수입 완성차에 대한 대규모 원산지 검증 조사에 나선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4일 “최근 미국산 수입차에 대한 원산지 검증을 위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일부 업체들의 경우 원산지 규정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해 3월 협정 발효 이후부터 1년 가까이 관련 통계 등 각종 자료를 취합하면서 원산지 규정 위반 혐의가 있는 수입 차종과 브랜드 선별 작업을 진행해왔다.

원산지 규정은 관세 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다. 미국에서 최종 조립이 됐더라도 내부 구성품이 일정 비율 이상 미국산이 아니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통상 자동차 원가의 절반 이상(55%)이 미국산이어야 한다. 이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업체는 그동안 감면받은 관세에 더해 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

광고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은 지난해 엔강세 현상 등 외부 환경을 고려해 주력 차종의 생산지를 미국으로 바꿨다. 대표적인 차종이 캠리·시에나(도요타), 알티마(닛산), 어코드(혼다) 등이다. 여기에 독일 폴크스바겐도 중형 세단인 파사트를 미국 공장에서 들여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2012년 미국에서 수입된 자동차는 69만6667대로 2011년의 36만2880대와 견줘 92%나 증가했다. 관세는 협정이 발효된 2012년에 기존 8%에서 4%로 낮아졌고 올해부터는 매년 1%씩 내려가 2016년엔 무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미국산 수입 자동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광고

관세청 조사가 시작되자,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3000만~1억원가량을 들여 외부 컨설팅을 받는 등 원산지 자체 점검을 하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