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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태우 교수가 동아시아 고유의 사유 방식인 ‘아날로지즘’ 기반의 새로운 침치료 실천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를 발표했다.경희대 제공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태우 교수가 동아시아 고유의 사유 방식인 ‘아날로지즘’ 기반의 새로운 침치료 실천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를 발표했다.경희대 제공

경희대학교(총장 김진상) 한의과대학 김태우 교수가 동아시아 고유의 사유 방식인 ‘아날로지즘(analogism)’ 기반의 새로운 침치료 실천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 성과는 「존재론과 침(Ontology and Acupuncture)」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국제 학술지 『East Asian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에 게재됐다. 김태우 교수는 ‘마음침(Mind Acupuncture)’이라 명명된 한국의 새로운 침법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의학의 존재론적 전제를 분석하고 있다. 
전통에서 혁신으로, 마음침의 등장
마음침은 환자의 정서와 감각 반응에 따라 침을 놓는 심신통합적이고, 관계 기반의 침법이다. 환자가 경험하는 분노, 불안, 답답함 등의 감정을 특정한 기운의 방향성으로 해석하고, 그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자침한다. 이런 방식은 동아시아 의학의 아날로지즘의 존재론 위에서 기(氣)의 흐름, 음양오행, 사시(四時)의 원리를 실천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김태우 교수는 ‘의학은 본질적으로 존재론적’이란 관점에서 시작한다. 현대 생의학은 신체를 세포, DNA, 호르몬 등 분절된 실체의 조합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동아시아 의학은 인체를 서로 연결된 흐름과 유비적 관계로 해석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동아시아 사유 체계를 ‘아날로지즘’으로 명명된 존재론적 범주로 분석한다. 그는 “마음침은 새로운 생의학적 실체를 발견한 것이 아니다. 동아시아적 신체관의 확장과 구체화를 통해 등장한 침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한의학, 존재론적 인류학의 주요 사례로
김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마음침을 제안하고 전달하고 있는 한의학회의 강의, 워크샵, 진료현장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를 장기적으로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논문, “존재론과 침”을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새로운 침법 소개를 넘어 ‘몸이란 무엇인가’, ‘고통은 어떻게 이해되고 치료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대한 동아시아의 응답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동아시아의학은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사회적 요구와 실천 속에서 재해석되고 진화하는 살아있는 존재론”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정서적 고통의 증가 속에서 마음침은 정신적·심리적 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한의학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논문은 이러한 변화가 단지 실용적 대응이 아니라 아날로지즘이란 존재론적 전제의 확장으로서 의료 실천이 이뤄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연구는 의료인류학, 동아시아 철학, 한의학 이론 간의 학제적 융합을 보여주는 성과다. 특히 비서구 존재론의 실천적 구현 사례로서 한국의 한의학을 조명하며, 세계 의학 담론에서 한국 전통의학 위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자료제공 : 경희대학교

<이 기사는 대학이 제공한 정보기사로, 한겨레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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