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절 미황사’전에 출품된 안석준 작가의 <미황사>.
‘아름다운 절 미황사’전에 출품된 안석준 작가의 <미황사>.

이번주 화랑가의 감상 초점은 전통에서 현대성을 길어올린 그림들이다. 전통 안료를 입혀 서양 명화를 재현하고, 먹으로 사진 같은 극사실 이미지를 빚어낸 신작들이 기다린다.

작가 45명이 그린 150점의 미황사 풍경

전남 해남의 땅끝 아름다운 절 미황사가 작가 45인의 붓끝에서 각기 다른 화엄세계로 피어났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신관에 차려진 ‘아름다운 절 미황사’전에는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작가들이 개성적인 필치와 시점으로 담은 미황사의 천변만화한 사철 정경과 절집 사람들의 모습이 흘러간다. 푸른 밤 달빛 비친 절집의 고즈넉한 야경(이종구)과 병풍처럼 절집을 둘러싼 달마산의 장관(안석준), 대웅보전 앞에 도열한 원더우먼과 슈퍼맨, 스파이더맨(성태진)을 만나게 된다. 12월3일까지. (02)720-1524~6.

광고

정해진 작가의 신작 <작업실의 손님들>. 17세기 스페인 거장 벨라스케스의 유명한 대작 <시녀들>을 전통 석채화로 재현한 작품이다.
정해진 작가의 신작 <작업실의 손님들>. 17세기 스페인 거장 벨라스케스의 유명한 대작 <시녀들>을 전통 석채화로 재현한 작품이다.

돌가루 안료로 재현한 벨라스케스

광고
광고

유명한 서양 명화들이 한국 전통 회화의 돌가루 안료(석채)로 색깔옷을 갈아입었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 마련된 정해진 작가의 개인전에 가면,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과 라파엘로의 <삼미신> 등을 비단 화폭에 석채로 재현한 작품들을 보게 된다. 전통 채색화를 공부한 작가는 이런 화법 뒤바꿔보기로 동서양 회화의 미감을 낯설게 견주고 되짚어본다. 조명에 반짝거리는 명화의 석채 빛깔들이 환각을 일으킨다. 12월4일까지. (02)733-1045.

사진처럼 와닿는 먹그림

광고

한국화가 최영걸씨는 모노톤 흑백사진처럼 정밀한 먹그림을 그린다. 유럽 명승지 고성과 성당의 세부, 그 풍경 속을 거니는 고양이나 거리 악사들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신작들이 서울 북촌 이화익갤러리에 내걸렸다. 깔깔한 먹을 붓에 묻혀 펜화처럼 섬세한 선으로 옮기는 그만의 필법은 분방한 먹의 성질을 극도로 통제한 결과다. 화단에서 일찍이 보지 못한 극사실주의 먹그림을 만나는 자리다. 12월7일까지. (02)730-7818.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