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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공연·전시

H20 뜬다! 신나게 놀아보자!

등록 2009-06-16 20:42수정 2009-06-16 20:56

최근 활동 재개를 선언한 록밴드 H2O의 멤버들. 왼쪽부터 김영진, 토미 킴, 김준원, 김민기.
최근 활동 재개를 선언한 록밴드 H2O의 멤버들. 왼쪽부터 김영진, 토미 킴, 김준원, 김민기.
돌아온 전설의 모던 록 밴드
80년대 헤비메탈 붐 일으킨 주인공
3집 음반 ‘오늘 나는’ 재발매

“음악 인생 후반부라 생각…
함께 즐기는 ‘파티 록’ 하고 싶어”

“만약 이 음반을 아직 못 들어봤다면, 그리고 당신이 록 마니아라면 당신은 매우 불운한 사람이다.”

음악평론가 박준흠은 록 밴드 H2O의 세 번째 앨범 <오늘 나는>에 대해 이런 단언을 한 적이 있다. H2O는 재미동포 출신들이 중심이 돼 활동하면서 시나위, 백두산 등과 함께 1980년대 중반 국내 헤비메탈 붐을 일으킨 밴드였다. 1990년대 들어서는 시대 흐름을 받아들이며 한국 ‘최초의’ 모던 록 앨범이라 할 수 있는 2집과 3집을 연이어 발매했다. 3집 <오늘 나는>은 H2O의 역사에서도, 또 국내 록 음악의 역사에서도 그 정점에 서있는 앨범이었다.

최근 그 3집 앨범이 다시 나왔다. 그동안 절판돼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보너스 시디를 더해 재발매했다. 때를 같이해 밴드 역시 활동을 재개했다. 올해 초 문화방송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의 음악을 맡으며 기지개를 편 H2O는 지난 5, 6일, 5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갑자기는 아니고 항상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여의치 않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던 거죠. 저는 개인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정체성에 계속 혼란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소개할 때 ‘옛날에 H2O 했던 김준원 알지?’라고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음악을 하는지 장사를 하는지 혼란스러워서 그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지금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 못 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구요.”

1986년 데뷔 때부터 밴드를 이끌어온 김준원(48)은 H2O의 활동 재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반평생을 함께 해온 H2O는 그의 음악 인생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가 처음 음악 생활을 시작했다. ‘흙’이란 이름의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H2O로 이름을 바꿨다. 헤비메탈이 한창 융성하던 1980년대 중반 H2O 역시 헤비메탈 밴드로 분류됐고, 감각적 음악과 파격적 무대 연출로 단숨에 주목받게 된다.



H20 뜬다! 신나게 놀아보자!
H20 뜬다! 신나게 놀아보자!
“원래 뉴웨이브 록 음악을 하려고 했다”는 그의 말처럼 당시 H2O 음악은 헤비메탈로 분류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들이 많이 듣고 영향 받았던 것은 펫 숍 보이스나 카스 같은 뉴웨이브, 신스 팝 밴드들의 음악이었다. 록과 헤비메탈을 하는 이들에겐 댄스 뮤직이라고 터부시되던 음악들이었다.

그만큼 그는 동시대 활동했던 음악인들 가운데 최신 음악 조류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던 음악인이었다. “그저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라며 겸손을 내비쳤지만 그런 폭넓은 수용이 있었기에 2집과 3집에서의 음악들이 가능했다.

국내 록 음악 역사에 남을 3집 <오늘 나는>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당시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면서 전혀 홍보를 하지 못했고, 대중들의 외면을 받은 앨범은 노점에서 염가로 팔리는 수모도 겪었다. 밴드가 와해되며 나머지 멤버들은 삐삐밴드를 결성했고, 세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준원은 뮤지컬에 출연하기도 하고 생계를 위해 개인 사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현재 H2O 멤버는 김준원을 비롯해 토미 킴(기타), 김영진(베이스), 김민기(드럼)다. 2, 3집에서 함께 연주했던 김민기가 최근 다시 들어와 힘을 실어줬다.

“이제 음악 인생의 후반부에 발을 디뎠다고 생각해요. 가장 하고 싶은 음악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파티 음악이에요. H2O가 공연장에 떴다고 하면 그날은 재미있게 노는 날이라는 기대를 모두 가질 수 있게끔 신나는 파티 록을 하고 싶어요.”

적지 않은 나이, 밴드와 관객 모두가 뛰어놀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얘기에 언제까지 음악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일단 목표는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믹 재거(롤링 스톤스의 보컬)로 잡아놨어요. 언젠가는 내가 뛰지 못하고 서서 노래하는 날이 올 텐데 그 모습이 싫어지면 그때 그만둬야죠.”

글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H2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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