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압셍트 촬영 장면.
독립영화 압셍트 촬영 장면.

[줄거리] 화가에게 ‘황시’(黃視·모든 사물을 노란색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를 준 장사꾼 압셍트가 화실을 찾는다. 황시와 함께 찾아 온 병으로 화가는 서서히 죽어간다. 화가의 애인은 화가에게 치료약을 건넨다. 그러나 화가는 약을 먹지 않고, 황시를 버리지 않는다. 화가의 눈에는 붉은 피조차도 노란색으로 보이고, 자신의 피를 짜내 노란 그림을 그려나간다. 애인은 막아보려 하지만, 결국 자신도 피를 짜 화가에게 물감으로 쓰도록 한다. 다시 찾아 온 압셍트가 죽은 화가를 남겨놓고 그림을 들고 나온다.

[연출의도] 태양을 그리는 화가로 불렸던 빈센트 반 고흐를 영화 속에 담아보고 싶었다. 치유할 수 있는데도 황시를 포기하지 않는 화가의 예술혼을 표현하려 했다. 정신이상을 치유하지 않고 그 모습으로 살아가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예술가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압셍트라는 술에는 ‘악마의 유혹’이라는 의미가 있다. 압셍트와 관련한 인서트를 연속적으로 삽입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여러 가지 색상 변화를 공간 변화와 뒤섞어 관객들이 혼란하게 하였다.


‘압셍트’ 김후중 감독 인터뷰
독립영화 압셍트 갈무리 화면
독립영화 압셍트 갈무리 화면

-어떤 계기로 기획한 작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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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놓고 ‘장난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강렬한 이미지 영상을 영화 속에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주인공이 보는 ‘아름다운 옐로우의 세계’를 관객들이 공감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술감독 윤정이와 조연출 수환이, 중국 출신 촬영 감독 헌림 등 스텝들이 수고가 많았죠.”

-미장센(미술)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장소나 소품들은 어떻게 섭외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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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모두 중앙대학교 건물을 이용했어요. 화실은 조연출과 미술감독이 직접 제작을 했고, 소품과 분장은 자체 제작하거나 인맥을 통해 얻었습니다. 미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했는데, 스탭들이 잘 따라줬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감정 연기가 많아 배우들이 힘들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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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연기보다는 촬영이나 동선, 미장센, 편집을 위한 컨티뉴이티(대본)에 더 많은 신경을 썼어요. 연기자들에게 대사를 직접 자기 입맛에 맞게 고치도록 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면 영화를 본 뒤 배우들은 모두 아쉬워하던데, 배우는 늘 감탄을 주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예술혼에서 오는 희열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자신을 희생하면서 추구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보시나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머릿속(주인공의 눈)에 있는 것이 가장 최고라는 확신을 가지고, 밖으로 끄집어내는 과정 자체가 희열이라고 봅니다. 해쳐가면서 추구한다기보다 추구하는데 너무 해쳐지는 현실이 두렵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깐느에서 상을 받은 감독의 희열은 9살 꼬마가 발표를 마치고, 반 아이들의 박수를 받을 때 느끼는 희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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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께 ‘압셍트의 유혹’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한잔 해야죠.”

영상․글 인사이드피플(insidepeople.co.k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