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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애니

이 영화의 상상력, 그냥 미쳤어!

등록 :2022-10-12 07:00수정 :2022-10-12 10:16

올해 상반기 미국 최고 화제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워터홀컴퍼니 제공

‘모든 것이(에브리씽), 모든 곳에서(에브리웨어), 한꺼번에 일어난다(올 앳 원스).’

이 무슨 암호 같은 제목인가 싶겠지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12일 개봉)를 보고 나면 영화를 이보다 더 잘 요약한 한 줄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라면’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중우주(멀티버스)에서 한꺼번에 벌어진다. 생활에 찌든 세탁소 주인에서 화려한 무비 스타로, 눈먼 가수로, 노련한 무술인으로, 천재 과학자로, 밑바닥 요리사로, 핫도그 손을 가진 외계인으로 순식간에 변신해 다중우주를 넘나들며 악의 무리와 싸우는 이야기가 정신없이 전개된다. 정신없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약 빨고 만든’ ‘미친 상상력’ ‘대환장 파티’ 같은 표현의 궁극의 주인이 바로 이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 &lt;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gt;.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워터홀컴퍼니 제공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난한 남자친구를 따라 미국에 온 에블린(미셸 여·양자경)은 ‘내가 이러려고 여기에 왔나’ 하루에도 열두번씩 후회가 들 만큼 우울한 중년을 통과하고 있다. 고생스럽게 일군 세탁소는 세금 문제로 날아갈 판이고, 하나밖에 없는 딸(스테퍼니 수)은 자신의 커밍아웃을 선뜻 인정하지 못하는 엄마에게 화가 나 있다. 착하지만 강단 없는 남편은 초라하기만 하고 심술맞은 아버지도 부양해야 한다. 에블린은 세무조사를 받기 위해 식구들과 국세청에 가서 담당 직원(제이미 리 커티스)의 알아듣기도 힘든 맹공격을 듣던 중 다른 우주에서 온 용감한 전사 남편 웨이먼드(케 후이 콴)를 만나며 악의 포로가 된 딸과 지구를 구하기 위한 모험에 뛰어든다.

다중우주에서 에블린은 그가 꿈꾸었으나 포기했던 배우나 무술인, 요리사, 과학자로 살아간다. 그 안에서 각 상황에 따라 다른 역할로 등장하는 가족 또는 이웃들과 싸우고 협업한다. 하지만 영화의 관심사는 그가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세상을 구하는가가 아니다. 이른바 ‘대니얼스 듀오’(대니얼 콴, 대니얼 샤이너트) 감독은 거칠 것 없는 상상력으로 모든 우주마다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를 마구 풀어놓는다. 이를테면 우주 악당 ‘조부 투바키’가 된 딸과 싸우는 에블린은 마블의 액션 히어로를 연상시키지만, 젊은 시절 헤어진 뒤 스타 배우가 된 에블린과 성공한 사업가가 된 웨이먼드가 우연히 조우하는 뒷골목 장면은 영락없는 왕자웨이(왕가위) 감독 작품 이미지다. 모든 인물의 손가락이 핫도그인 우주에서 에블린과 국세청 직원은 서로의 손가락을 보듬으며 황당한 퀴어 로맨스를 연출하고, 막판에는 에블린과 딸이 화해하는 전형적인 가족드라마의 대미가 장식되는데, 이렇게 각자 ‘날뛰는’ 우주들이 기가 막히게 잘 붙어서 코끝까지 찡해진다.

영화 &lt;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gt;.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워터홀컴퍼니 제공

무엇보다 이 영화는 오티티의 득세 속에 줄어드는 극장 관객의 발길을 그나마 잡아끌던 마블 시리즈마저 쇠해가는 요즘, 극장에서 영화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시킨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눈과 귀는 물론 코와 입, 피부까지 오감이 뻥 뚫리는 듯한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하게 된다.

<에브리씽…>은 올해 상반기 미국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다. 전국 10개 관에서 개봉한 작은 영화였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1000개 이상으로 확장되며 큰 수익을 올렸다. 전통적인 이야기 전개를 뻔뻔하게 무시하고 B급 유머가 범벅돼 한국에서는 취향을 탈 수도 있는데, 지난 6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지난 5년간 영화제 ‘오픈시네마’ 상영작 중 최고 관객수를 기록함으로써 한국 흥행의 청신호를 켰다.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아메리카> <어벤져스> 시리즈 등을 연출한 루소 형제가 제작에 참여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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