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킹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드디어 ‘왕국’의 문이 열린다.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킹덤>이 오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시즌1, 총 6회를 한꺼번에 푼다. 반역자로 몰린 조선의 왕세자(주지훈)가 의문의 역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라를 위협하는 잔혹한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로, 넷플릭스에서 처음으로 만든 한국 드라마라는 점과, 좀비 소재 등이 화제를 모은다. 미리 본 1,2부를 참고해 관전포인트를 뽑았다.

한국 드라마 통틀어 가장 리얼한 좀비

2011년 2부작 <나는 살아 있다>(문화방송), 2015년 <드라마 스페셜-라이브 쇼크>(한국방송2) 등 한국 드라마도 알게 모르게 ‘좀비’를 시도해왔다. 당시 좀비들은 몸에 피를 묻히고 고개를 꺾고 흐느적거리며 걷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 있다>는 ‘19금’이었다. 김은희 작가는 “넷플릭스를 만나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사실적인 좀비를 만날 수 있다는 게 첫번째 관전포인트다. 회당 20억원을 들인 드라마는 좀비 특수 분장과 컴퓨터그래픽에 공을 들였다. 배우들이 좀비 연기를 하면, 이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손을 봤다. 그런 좀비들은 <킹덤>에서 주로 떼로 등장하는데, 그래서 더 화면을 압도한다. 초반 죽은 뒤 다시 살아난 왕이 나오는 장면은 연출도 섬세하고, 소리만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좀비로 변한 백성들이 한꺼번에 몰려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도 한국 드라마에서는 가장 적나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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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를 소재로 ‘인간’을 들여다봐

서양의 좀비를 조선시대에 접목해 한국의 서사를 담은 점도 눈길을 끈다. 비(B)급 정서였던 좀비는 2010년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성공 후 대중적인 소재로 거듭났다. <워킹데드>는 좀비를 통해 ‘인간’을 들여다 봐서 성공했다. <킹덤> 역시 좀비를 통해 권력에 대한 그릇된 탐욕과 민초의 투쟁사 등 당시 사회를 투영한다. 김은희 작가는 “<조선왕조실록>의 ‘이름 모를 괴질에 걸려 몇만명의 백성들이 숨졌다’는 글귀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킹덤>에서 좀비가 되는 원인은 백성들이 헐벗고 굶주리는 시대의 ‘배고픔’ 때문이다”고 말했다. 굶주림으로 역병이 퍼지고 배고픈 백성들이 좀비가 되어가는 상황으로 사회에 만연한 슬픔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워킹데드>가 시즌 내내 좀비보다 무서운 건 인간이라고 말하듯, <킹덤> 역시 권력을 위해 왕을 되살리는 조학주(류승룡) 등을 통해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을 보여준다. 왕세자는 괴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파헤치다가 민심을 읽으면서 진실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무서운 권력욕이 함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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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미

<킹덤>은 초반 1,2회 조선시대 상황 등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좀비가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미국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이 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소개된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킬링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시사회에서도 외신 기자들은 왕과 왕세자가 처한 상황, 반대파와의 갈등과 의상 등 ‘우리 것’을 흥미로워했다. 류승룡은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과 거대한 서사에 서양 소재를 접목해 많은 분들이 열광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람이 좀비가 되는 역병을 최초로 목격한 의녀 서비(배두나)를 조선시대 여성의 한계를 벗어나 능동적인 여성으로 그려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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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을 시작으로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 넷플릭스가 만든 한국 드라마는 차례로 찾아온다. ‘좀비’는 죽지 않는다. <킹덤 시즌2>도 상반기 촬영을 시작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