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220개 걸그룹의 데뷔 현황을 정리한 표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공유되고 있는 ‘걸그룹 데뷔 이후 뜬 그룹 정리’라는 표로, 2007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데뷔한 걸그룹들이 순서대로 적혀 있다. 음악·예능 활동 등을 통해 인기를 누리며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걸그룹은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걸그룹은 진한 글씨로 표시돼 있다. 작성자는 게시글에는 “방송 등에서 떴다고 평가받는 걸그룹으로 예능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걸그룹 등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표를 살펴보면, 9년 7개월여 동안 220개의 걸그룹이 데뷔했는데, ‘뜬 그룹’은 22개에 불과하다. 진한 글씨로 표시된 그룹 11개를 포함해도 33개 뿐이다. 걸그룹의 90% 가까이가 데뷔한 뒤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한 채 사라져간 것이다.
그나마도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걸그룹들의 절반 이상(10개)이 초반 3년에 나왔다. 소녀시대·원더걸스 등 걸그룹 이슈가 확산되기 시작했던 2007년부터 ‘걸그룹 대전’이 본격화했던 2009년까지다. ‘걸그룹 포화상태’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 2010년부터는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쪽 관계자 말에 따르면, 지상파 음악 방송을 노리는 걸그룹만 수백개인데, 그 중에서 20개 안에 들어야 방송을 탈 수 있다. 잠재적 연예인 지망생이 100만 명에 이르고 등록된 연예기획사 수는 1700개가 넘는다.
‘걸그룹 잔혹사’를 정리한 셈인 이 표를 본 누리꾼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상했던 것 이상의 경쟁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진정한 레드오션이 여기 있네” “취준생인데요, 취업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로또급 경쟁률 대박!” 등의 반응이다.
유덕관 기자 yd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