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드라마는 ‘별’과 ‘만화’로 정리된다. 티브이에 한참 보이지 않던 스타들이 대거 돌아오고, 몇년 전부터 이어지던 만화 원작 드라마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 별들의 전쟁 가장 먼저 22일 김혜수가 색다르게 돌아온다. 2013년 <직장의 신>이후 3년 만에 <티브이엔>의 드라마 <시그널>(금·토 밤 8시30분)에 출연한다. 데뷔 이후 첫 케이블드라마 출연으로, 15년차 베테랑 형사 차수현 역할을 맡았다. <시그널>은 현재의 형사들과 과거의 형사들이 낡은 무전기로 교감하며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이다. 김혜수의 본격 수사드라마 출연은 처음이다. 2월에는 송중기와 송혜교가 <태양의 후예>(한국방송2)로 손잡고 돌아온다. 송중기는 2012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후 4년 만, 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후 3년 만이다. 김은숙 작가가 <상속자들>이후 내놓은 작품으로, 가상의 나라 우르크를 배경으로 유엔평화유지군 소속부대와 의료봉사팀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멜로드라마다.
5월에는 고현정이 <여왕의 교실>이후 3년 만에 노희경 작가가 집필하는 <디어마이 프렌즈>(티브이엔)에 출연하고, 하반기에는 이영애와 송승헌이 각각 12년과 3년 만에 <사임당, 더 허스토리>(에스비에스, 날짜 미정)로 돌아온다. 김우빈과 수지도 6월 <함부로 애틋하게>(한국방송2)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어린 시절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톱스타와 다큐 피디로 다시 만나 그리는 사랑 이야기다.
■ 만화 원작 봇물 1~2년 전부터 휘몰아친 만화 원작 드라마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된다. <문화방송>이 웹툰 <케덴독>을 원작으로 한 <인어의 왕자>를 제작한다. 여고생의 좌충우돌 스타 남편 만들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안녕, 프란체스카>노도철 피디가 연출한다. <야왕><대물><쩐의 전쟁>등의 원작자인 박인권 작가의 <국수의 신>(한국방송2)도 상반기 선보인다. 복수하려고 국수 신공을 갈고 닦는 남자의 이야기다.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도 <한국방송2>에서 상반기 방영된다. 승승장구하던 변호사 조들호가 검찰 비리를 고발하며 나락으로 떨어진 뒤 벌어지는 휴먼 법정 드라마로, 박신양이 2011년 <싸인>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황미나 작가의 만화가 원작인 <굿바이 미스터 블랙>(문화방송)도 3월 방영된다. 한 남자(이진욱)의 복수극으로, 문채원이 신분 위장을 하려고 가짜 결혼식을 올리는 스완으로 나온다. 웹소설이 원작인 <구르미 그린 달빛>도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 19세기 조선의 부활을 꿈꾸던 효명세자 등 당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궁중로맨스다.
별들이 돌아오고, 만화 원작이 여전히 강세인 이유는 안전성과 다양성 때문이다. 배우들은 영화와 달리 찍기 바쁜 드라마를 꺼려왔는데, 중국의 사전심의제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에도 사전 제작 바람이 불면서 촬영 현장에 여유가 생겼고, 웹툰의 독특한 소재 활용 등으로 장르가 다양해진 것이 출연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배우의 매니저는 “색다른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최근 신선한 작품이 많아졌고 사전 제작도 이뤄져 드라마도 눈여겨 보게 됐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