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의에 저항’ ‘내면의 갈등’을 주제로 하는 제2회 서울국제휘슬러영화제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다. 한국 영화 8편을 포함해 17개국에서 온 26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으로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를 돌파하려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알 아우다’가 선정됐다. 싱가포르·이탈리아 합작영화인 ‘알 아우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과 억압에 어떻게 맞서고 연대할 수 있는 보여주는 작품이다. 싱가포르 감독 제이슨 수가 연출했다.
올해는 국가적 불의를 전 국민이 목도했던 지난해 12월 계엄령 사태를 되새기는 ‘내란 영화 특별 섹션’을 마련했다. 12·3 내란 사태 같은 정치적 격변이 가져오는 민주주의와 일상의 위기를 그린 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전두환 정권의 막바지였던 1987년 한 가출 소년이 고려대 운동권 학생들과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게 된 이야기를 담은 다큐 ‘정돌이’(김대현 감독), 80년 광주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이야기 ‘5.18 힌츠페터 스토리’(장영주 감독), 칠레 군부독재에 의해 실종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동화 작가가 한국의 광주에서 또 다른 국가폭력이라는 비극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군락’(모현신 감독), 칠레의 대통령 선거를 배경으로 두 여성의 관계에서 권력과 학대의 본질을 찾아내는 ‘단카, 프리실라 단카’(이나키 벨라스케스 감독) 등이 상영된다.
이 밖에도 조기축구팀에서 낙오자 의식을 지닌 청년의 내면을 그린 ‘내일을 향해 차라’(안윤빈 감독), 첫 영화의 존재를 지우고자 영화 파일을 찾으려는 이들의 이야기 ‘디오니소스를 줍다’(안동호·유지환 감독), 80년대에 3명의 이주 학생이 록밴드를 결성해 인종차별과 자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더 모스트 오스트레일리안 밴드 에버’(조나단 세케이라 감독) 등이 관객과 만난다.
부대 행사로 ‘국가 폭력의 뿌리’ ‘자본 권력과 노동의 삶’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현실 재현’ ‘한국 영화의 위기 해법’ 등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시민이 함께 토론하는 포럼도 진행된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