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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권보드래 고려대 교수가 고른 책들

등록 :2018-05-30 13:36

■ 권보드래 고려대 교수가 고른 책들

<태백산맥> 조정래 지음·한길사·1986~1989

“386세대의 한국 근현대사 의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장편소설. 『해방전후사의 인식』이나 『살아 있는 한국 현대사』 식 근현대사의 문학적 버전으로서 반공(反共) 반북(反北) 의식을 해체하는 데 혁혁하게 공헌했다. 총 7백여 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1989

“하루키 붐의 시작이자 민족-정치-현실 이후 문학의 개시. 일본 문학과의 만남을 본격화한 신호탄이기도. ‘전공투 이후’의 감각에 기반한 만큼 ‘80년대 이후’의 후일담적 정서와 공명하면서 고립적이되 쾌적한 개인성의 공간을 선보였다.”

<좀머씨 이야기>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유혜자 옮김·열린책들·1992

“1992년 발간됐지만 1996년 ‘역주행’에 성공한 책.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공지영 지음·문예마당·1993

“앞세대 페미니즘 언니들의 돌격 신호탄. 박완서?양귀자 같은 선배 세대가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등으로 지원하는 가운데 여성 억압의 현실을 본격적으로 쟁점화했다. 시에서 최영미?신현림 등의 활약까지 어우러져 여성성이란 의제가 문단을 압도한 듯 보였던 한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옮김·창비·1993

“자가용의 일반화와 여행?레저 붐, 그리고 1990년대 초반 한국에 대한 자긍심이 어우러져 탄생한 베스트셀러. ‘서울편’으로 제 9·10권이 나온 것이 2017년이니 아직도 진행 중인 책이다. 2000년대 초 간행한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 제 1?2권도 완간이 아니라니 2020년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이 책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함경도편’ 제 3권이 나온다면 나부터 당장 사들 것 같으니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지음·김경섭 외 옮김·김영사·1994

“자기계발서 시장의 본격화를 알린 책. 1990년대 초 급성장한 대형 출판사로서 대표격인 김영사의 초기 베스트셀러 중 하나이기도 하다. ”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이세욱 옮김·열린책들·1994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한길사·1996

<산에는 꽃이 피네> 법정 지음·동쪽나라·1998

“<무소유>의 저자 법정(스님)의 법문과 강연을 류시화가 가려 묶은 책. 작가인 동시 출판기획자·번역자로 활약했던 류시화는 1990년대 출판장에서 주목할 만한 이름이다. 라즈니쉬의 책에서부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같은 번역서에까지, 그 위에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같은 저작까지 더해, ‘대중적 영성(靈性)’의 출판 시장을 독담하다시피 했다.

<한시미학산책> 정민 지음·솔·1996

“접근하기 어려웠던 한시를 문학적?대중적으로 대할 수 있게 해 준 책. 유려하면서도 평이한 문체로써 한문학·고전문학의 유산을 대중적 문화 콘텐츠로 활용할 가능성을 증명했다. 『미쳐야 미친다』와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로 이어지는 출발지의 저작이면서, 강명관?고미숙의 교양서적과 함께 공명한 저작이다. ”

<드래곤라자> 이영도 지음·황금가지·1998

“하이텔 PC통신의 스타 이영도의 첫 장편. 비슷한 시기 번역된 ‘해리 포터’ 시리즈와 더불어 판타지 소설의 마력을 각인시킨 책이기도 하다. 이른바 장르문학의 본격적 대두를 알린 신호탄.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문학수첩·1999

<가시고기> 조창인 지음·밝은세상·2000

“김정현의 <아버지>와 더불어 ‘IMF 한복판에서 가부장의 고단하고 헌신적 생애를 극화했던 소설. <아버지>보다 우화풍이 강해 지금도 읽힌다.”

<과학콘서트> 정재승 지음·동아시아·2003

“과학 교양서 시장은 아직 좁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등) 일부 팟캐스트의 선전(善戰)이 있고 ‘교양’의 의미가 테크노컬처로도 확산되는 와중이니 앞으로는 달라지려나. 지난 30년간 간행된 과학 교양서 중 대표격이라 할 만 한 책.”

<칼의 노래> 김훈 지음·생각의나무·2001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지음·후마니타스·2002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문제를 쟁점화한 책. 저자는 정당민주주의를 쇄신, 일상에 정착시킬 것을 제안했으나 그 과제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거리의 민주주의’를 핵심으로 움직이는 중. 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 사이에서 찢긴 한국인의 마음이 앞으로 어디를 향할는지.”

<노마디즘> 이진경 지음·휴머니스트·2002

“1990년대 중반 이래의 들뢰즈 열풍은 소수자·탈주·횡단 같은 유행어를 남겼고 이전의 전체주의?보편주의적 감성을 허물어뜨렸다. 『노마디즘』은 『사사방(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의 저자였던 철학자 이진경이 들뢰즈?가타리의 『천의 고원』을 충실하게 해설한 책이자 ‘87년 이후’ 사유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한 책.”

<마법천자문> 아울북·2003

“예림당의 ‘Why?’ 시리즈가 무려 5천만권이 팔리고 가나출판사의 <(만화) 그리스로마신화>가 1천만부 넘게 판매되는 등 2000년대는 학습만화 붐이 폭발한 연대다. <마법천자문>은 판매고로 성공을 거두는 한편 학습만화 기획에 있어서 한국의 독보적 저력을 증명한 책. 학습만화 카테고리를 벗어난 <먼나라 이웃나라>나 <조선왕조실록>의 인상적 성취도 있으니 교양서 역할을 겸한 만화의 가능성이 어디까지일지 기대만만.”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푸른숲·2005

“여성, 해외여행, 비정부기구 활동. 결코 촌스럽지 않은 ‘올바른 삶’의 매력. 1996년 출간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으로 스타가 된 여행가 한비야를 일층 단련된 모습으로 소개했던 책. ”

<카스테라> 박민규 지음·문학동네·2005

“김영하?배수아?은희경 등 개성적 작가들이 전통적 의미의 ‘현실’을 비껴나기 시작한 위에 오래된 리얼리즘의 종언을 선언한 소설집.”

<88만원 세대> 우석훈·박권일 지음·레디앙·2007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최용만 옮김·푸른숲·1999

“지난 30년간 ‘동아시아’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중국에 대한 담론이 번성했는데도 단번에 떠오르는 중국 관련 책이 없다. 한국의 무능력과 중국의 무능력이 중첩된 결과일까. 그래도 가장 널리 읽힌 책으로는 위화 소설을 들어야 할 듯. 문화대혁명에 대한 비통하면서도 해학적인 증언.”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2007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창비·2008

“신경숙 현상의 절정이자 끝. 농경사회적 가족 상상력의 마지막 지점. 우리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

<완득이> 김려령 지음·창비·2008

“초등학생 때부터 대입을 준비한다는 상황에서 ‘청소년문학’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다. 계몽성을 장착해야 한다는 압박도 대응하기 쉽잖은 문제일 테고. 그럼에도 생생한 ‘청소년문학’의 분투를 증명하는 책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이창신 옮김·김영사·2010

“정의’에 대한 갈망과 하버드대학 명강의라는 부가가치가 결합해 대성공을 기록한 책. 샌델의 정의론은 전체 우선의 혐의가 짙어 꾸준히 비판을 받고 있지만, ‘한국의 정의’가 뿌리내리기 전까진 계속 회자될 책. 논술 공부, 영어 공부용으로도 인기를 끌어 샌델의 방한 강연 때는 강남 영어학원에서 버스로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풍경을 빚어냈다고 한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지음·쌤앤파커스·2010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전경아 옮김·인플루엔셜·2014

“자기계발서나 힐링서적의 외형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기대 이상의 탄탄한 설득력을 갖춘 책. 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목록에 장기 등극 중인 상품이기도 하다. 아돌프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을 대화체로 구성한다는 형식을 취하면서 자신을 인정하고 타인을 신뢰할 ‘용기’를 촉구하는 책. <정의란 무엇인가>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정신적 갈망을 자극했지만, 응답은 역시 우리 몫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 역시 새삼 일깨우는 책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지음·한빛비즈 지음·2015

<참고문헌없음> 참고문헌없음 준비팀·2016

“ISBN이 없고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구할 수도 없는 책. 크라우드펀딩(텀블벅)을 통해 등장, 기획?제작 단계에서부터 논란과 충돌을 겪으며 탄생했다. 익숙한 피해/가해 프레임을 넘어 ‘미투’ 운동을 새로운 미래를 위해 활용하고자 하는 책으로, 독립출판?독립서점 붐 속에서 탈바꿈 중인 책의 존재방식 역시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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