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질 때는 수학 방정식처럼 명확한 답을 원한다. 하지만 질문이 인생이나 삶에 대한 물음표라면 답은 쉽지 않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오히려 훌륭한 해답이 되기도 한다. ‘책의 연인’이란 별명을 지닌 인기 서평가이자 라디오 피디인 정혜윤씨가 펴낸 <삶을 바꾸는 책읽기>의 시작은 질문이다. 지은이가 서평집을 내고 강의를 하면서 독자들에게 받은 8가지 물음표다. 공통점은 ‘책’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책이 위로가 될까요?’ 등등.

지은이는 수학 공식 같은 정확한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충북 음성의 한충자 할머니, 해고노동자, 경남 통영에서 만난 노인, 고전을 강의하는 학자 등이 그 자리를 메운다. 그들의 삶은 나물요리처럼 담백하다. 맛깔난다. 지은이는 답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이들을 만났다.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이들의 삶에는 책이 있었다. 지은이 정혜윤의 여행은 “우리에게는 나를 키우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든가 “자신에게 있는 고유함을 하찮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책 읽는 능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한 가지 조언을 한다. “책 읽기에 필요한 것은 뛰어난 지능이 아니라 책에 대한 관심과 책을 받아들이는 태도”라고. 책을 둘러싼 얘기들인 동시에 삶에 대한 소박한 안내서다. 토머스 하디, 장 그르니에 등 지은이가 ‘정신의 여행’을 즐긴 거장들의 책 목록도 빼곡하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