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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책&생각] 조현병 연구의 표본이 된 가족의 슬픈 초상

등록 :2022-08-05 05:00수정 :2022-08-05 13:14

히든 밸리 로드
조현병 가족의 초상
로버트 콜커 지음, 공지민 옮김 l 다섯수레 l 2만7000원

‘히든 밸리 로드’(Hidden Valley Road). ‘숨겨진 계곡의 길’이라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갤빈 가족이 미국 콜로라도에서 실제 살던 지역 이름이다. 그리고, 책은 조금은 놀랍고도 슬픈 갤빈 대가족의 이야기를 “의학 탐정 여행”(오프라 윈프리)처럼 전한다.

돈 갤빈과 미미 갤빈은 1945년 첫째 아들 도널드를 시작으로 1965년 막내딸 메리(후에 린지로 개명)까지 모두 12명의 자녀(아들 10명·딸 2명)를 낳았다. 그런데 대학생 도널드를 시작으로 존, 브라이언 등 다른 5명의 아들까지 차례대로 조현병 진단을 받게 된다. 야생 매를 길들이고, 밴드를 구성해 악기를 연주하고, 스포츠를 즐기며 살아가던 이들 가족은 환각, 환청에 따른 정신 발작과 기행 그리고 자살과 성폭력에 직면한다. 더불어 이웃들의 냉대와 냉소도 피할 수가 없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콜커는 절제의 시선으로 갤빈 가족 한 명 한 명의 서사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비단 갤빈 가족의 이야기만 담긴 것은 아니다. 조현병 치료의 과정 또한 처음부터 차근차근 되짚어준다. 갤빈 형제 6명에게 정신질환이 발견된 1970년대는 조현병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했던 시기였다. 발병 원인을 놓고 환경적-유전적 논쟁이 펼쳐지던 때 갤빈 가족은 조현병 연구의 중요한 표본이 된다. 조현병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지만 밑바탕에는 진한 가족애가 깔려 있다. 위태롭게만 보이는 ‘숨겨진 계곡의 길’을 숨죽여 따라가다 보면 동정과 연민의 감정도 나름 생긴다. 그리고 여정의 끝에 이르면 인간다움의 희망을 줍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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