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방경찰청.
경남지방경찰청.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하다가 4층 발코니를 넘어 도망쳤던 경남 창녕군의 어린이(9·여)가 2주일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아동쉼터로 옮겨졌다. 경찰은 가해자인 부모를 되도록 이른 시일에 구속수사를 할 방침이다.

경남아동전문보호기관은 12일 “지난달 29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피해 어린이가 11일 저녁 퇴원해서 아동쉼터로 옮겨졌다. 온몸에 있던 타박상은 대부분 나았으며, 심리적으로도 많이 안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피해 어린이는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에 따라 아동쉼터에서 지내며 심리치료를 받게 되며, 필요하면 화상 등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도 다닐 수 있다. 법원의 정식보호명령이 나오면 이 어린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이곳에서 지낼 수 있다. 경남아동전문보호기관 관계자는 “피해 어린이가 아동쉼터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농담을 하는 등 안정을 되찾고 있다. 또래 아이들에 견줘 식성이 좋아 음식도 뭐든지 잘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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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남지방경찰청은 응급입원 기한(3일)이 끝나는 13일 저녁 의붓아버지(35)를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현병을 앓는 어머니(27)는 건강과 심리 상태를 보고 조사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부모의 구속수사 시점을 검찰과 협의하고 있다. 이르면 13일 저녁이나 14일에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9일 피해 어린이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긴 데 이어, 10일 오후 법원의 임시보호명령 결정을 받아 나머지 세 자녀를 부모와 분리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겼다. 이 과정에서 아동학대 가해자인 부모가 자해소동을 벌였다. 이에 경찰은 10일 저녁 두 사람을 병원에 응급 입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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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어린이는 4층인 자신의 집 발코니에 묶인 채 감금당하는 등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이 어린이는 지난달 29일 지붕을 건너 옆집 발코니로 들어가서 탈출한 뒤 저녁 6시20분께 맨발로 도망치다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