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4시20분께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삼거리 인근에서 5층 건물이 무너지며 시내버스가 깔려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9일 오후 4시20분께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삼거리 인근에서 5층 건물이 무너지며 시내버스가 깔려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갑자기 버스 지붕에 돌덩이들이 ‘꽝’ 하고 떨어져 깜짝 놀랐다.”

9일 오후 광주 건물 붕괴 현장에서 생존한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아무개(56)씨는 끔찍했던 사고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54번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이씨는 이날 재개발 공사 현장을 지나는 순간 건물 철거용으로 설치한 작업 구조대 등이 무너지면서 건물에 깔렸다.

광주 재개발 지역에서 건물이 무너져 9일 밤 9시 현재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공사업체는 사전 붕괴 조짐이 있었지만 주변에 대피하라고 유도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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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4시22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지역에서 5층 건물이 무너졌다.

사고가 일어난 건물은 학동삼거리 버스 정류장과 인접한 탓에, 승객을 내려주려고 잠시 정차했던 54번 시내버스 1대가 비계 등 공사 구조물에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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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당국은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은 전남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 조선대병원, 동아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구조당국은 오후 4시40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해 광주·전남 구조인력 480명, 구급차·굴착기 등 장비 63대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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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순 재난대응단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건물 붕괴의 정확한 원인은 합동조사를 통해 발표하겠다. 매몰자를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 도로 맞은편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유필숙(64)씨는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건물이 무너져 있고 많은 먼지가 일고 있었다. 사고 현장은 버스 정류장이어서 평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인데 인명 피해가 적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철거공사 관계자들은 건물 붕괴 조짐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철거 현장과 인도는 가림막 하나로 구분돼 안전불감증에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을 공사 관계자라고만 밝힌 한 남성은 언론 브리핑 자리에서 “굴착기를 이용해 철거 작업 중 건물이 흔들리고 이상한 소리가 나 작업자들은 다 대피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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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호남특수구조대 등 소방인력을 출동시켜 구조 작업을 하면서 작업자 등 추가 인명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현장소장 등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 5명을 불러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학동 4구역 재개발지역은 광주의 대표적인 노후 주택 밀집지역으로 심각한 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어온 곳이다. 학동 4구역 재개발지역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해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사업 면적은 12만6433.60㎡이며 지하 2층~지상 29층 아파트 19개동 총 2282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