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 가운데 절반만 사라진 절도사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11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북지방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발생한 조용식(59) 전북청장 친형 절도사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지난 8월23일 청장님 친형의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도둑맞았다. 총 3억원 가운데 1억5000만원만 없어졌다. 이상하다. 어찌된 영문인지 수사의 진척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경찰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가장 큰 의혹은 반절만 가져간 것이다. 홍길동도 아니고 착한 도둑도 아니고, 왜 그랬는지 시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만약 이 사건이 미제사건으로 남게 된다면, 청장님의 신뢰에도 큰 손상을 입게 된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도 “돈의 출처와 관련해 의혹을 가질 수 있는 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의원들의 거듭된 지적에 이채익 감사반장(자유한국당)은 “공개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걸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은 “우선 저희 집안에서 절도사건이 발생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 도난당한 돈은 인테리어 공사비 및 사업자금이다. 언론에서 인테리어 공사비로 기사가 나가면서 각종 오해가 생겼다. 형님은 원래 사업가여서 여유가 있는 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익산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공정한 수사를 믿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일체 간섭하지 않고 있다. 범인이 잡히면 돈의 출처도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청장의 친형 가족들은 지난 8월23일 전북 익산시 영등동 한 아파트에서 보관하고 있던 현금 1억5000만원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들은 집수리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5만원권으로 3억원의 돈을 가방에 넣어 장롱에 보관하고 있었고, 이 중 절반인 1억5000만원이 사라졌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현금으로 거액의 공사대금을 지급하려고 한 점, 3억원 가운데 절반만 사라진 점 등 의문이 제기돼 왔다.
절도사건 피해자인 친형은 4형제 중 장남이고, 조 청장은 셋째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서울경찰청 차장을 지낸 조 청장은 지난 7월5일 전북청장을 부임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